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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핼버슨: 과학, 기술 그리고 사회-데이비드 블루어와 지식사회학의 강한 프로그램

 

과학, 기술 그리고 사회 VI: 데이비드 블루어와 지식사회학의 강한 프로그램

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 VI: David Bloor and the Strong Programme in the Sociology of Knowledge

 

―― 대니얼 핼버슨(Daniel Halverson)

 

"생리학의 목적은 건강한 유기체와 병든 유기체를 설명하는 것이다. 기계학의 목적은 작동하는 기계와 고장난 기계, 서 있는 다리뿐 아니라 붕괴되는 다리도 이해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회학자는, 탐구자가 그것들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무관하게, 실제로 발견되는 믿음들을 설명하는 이론들을 추구한다."

 

데이비드 블루어(David Bloor, 1942― )는 에딘버러 대학교의 사회학자이며 과학기술사회학(STS)이라는 분야에서 에딘버러 학파의 창시자이다. <<지식과 사회의 상(Knowledge and Social Imagery)>>(1976)에서 블루어는 철학적 회의주의라는 스코틀랜드 전통을 지속시켰고, 강한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지식사회학에 대한 새로운 논쟁적인 접근 방식을 규정했다. 데이비드 블루어에 따르면, 과거의 사회학자들은 그들의 탐구를 그릇된 믿음들에 대한 설명에 한정했다. 참된 믿음들은 자명하거나 아니면 합리적인 발견 과정에 비롯되었고, 그래서 아무 설명도 필요하지 않았다. 또는, 다시 말하자면, 그것들의 진리성이 그것들의 설명이었다. 결국 이런 맹종 습관은, 그가 약한 프로그램이라고 부른, 사회학 내의 구조적인 용기 부족으로 이어졌다. 블루어는 그의 동료들에게 동일한 사회적 과정들의 견지에서 그릇된 믿음뿐 아니라 참된 믿음들도 설명할 것을 촉구했다. 자연과학자들이 물리적 세계의 모든 구석을 탐구하며, 그리고 그들의 탐구 능력을 넘어서는 어떤 종류의 물리적 현상이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는 것과 꼭 마찬가지로, 사회의 과학자(사회학자)들은 참이든 거짓이든 간에 모든 종류의 믿음들―특히 지금까지 금지된 과학적 지식의 영역―의 기원들을 기꺼이 탐구해야 한다.

 

블루어는 지식을 사람들이 확신을 갖고 견지하며 살아가는 믿음들로 규정하고, 지식사회학의 목적을 지식을 생산하는 원인들의 발견으로 규정한다. 여타의 종류와 마찬가지로 과학적 지식도 사회적 기원이 있다. 말하자면, 지식은 어떤 특수한 맥락에서 비롯되며, 그리고 명백하게 그 맥락은 우발적인 역사적 및 사회적 인자들의 산물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문학, 예술 또는 음악 작품이 그런 것과 마찬가지로, 과학적 이론들도 그런 맥락과 별개로 이해될 수 없다.

 

그러므로 과학자와 과학철학자들이 어떤 이론의 성공(또는 실패)를 객관적 실재에 대한 서술자로서의 가치에 귀속시킬 때 그들은 모두 과학적 지식의 본성을 오해한다. 이런 실천은 결국 자연의 목적론(즉, 자연이 인간을 위한 어떤 특별한 목적을 품고 있으며, 그리고 이 목적은 역사의 요인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이어진다. 과학에서 목적론적 설명은 항상 타당하지 않기 때문에(철학에서는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이런 종류들의 설명들은 즉각적으로 거부될 수 있고 거부되어야 한다.

 

"약한 프로그램"을 제거한 후에 계속해서 블루어는 자신의 "강한" 대안에 대한 개요를 제시했다. 지식에 관한 과학적(즉 사회학적) 이론은 네 가지 원리를 고수해야 한다.

 

1. 인과성(causality): 사회학자는 믿음이 어떻게 그리고 왜 통용되는지 설명하는 데 관여한다.

 

2. 공평성(impartiality): 사회학자는 참된 믿음과 그릇된 믿음을 구별지으려고 하지 않는데, 진리 주장들을 중재하는 대신에 그것들의 사회 속 기원과 기능을 탐구한다.

 

3. 대칭성(symmetry): 사회학자는 참된 믿음과 그릇된 믿음에 동일한 원인들을 적용하는데, 동일한 수학적 원리들이 교량의 안정성 내지는 불안정성을 설명하고, 동일한 생리학적 원리들이 유기체의 건강과 질병을 설명하는 것과 꼭 마찬가지로 동일한 인과적 메커니즘들이 참된 믿음과 그릇된 믿음의 성공을 공히 설명할 것이다.

 

4. 성찰성(reflexivity): 사회학자는 자신과 자신의 작업에도 동일한 분석적 도구들을 적용한다.

 

이런 신조들은 사용될 수 있기 전에 입증될 필요가 없는 방법론적 가정들의 형식으로 고안되었다. 오히려, 물리학의 경우와 꼭 마찬가지로, 그런 접근 방식의 타당성은 그것이 산출한 실제 결과를 평가함으로써 사후적으로 예증될 것이다.

 

토머스 쿤(Thomas Kuhn)은 과학이 전적으로 합리적인 할동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고, 파울 파이어아벤트(Paul Feyerabend)는 상당히 더 거슬리는 믿음으로부터 어떤 철학적 및 정치적 결론들을 도출했던 반면에, 데이비드 블루어는 체계적 연구를 위한 방법론적 접근 방식을 제한한 최초의 학자였다. 과학의 주장들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과학의 결과를 정당화하거나 아니면 더 나은 실천을 처방하고자 하는 내재주의적 과학관을 채택하기보다 오히려 블루어는 과학적 이론들의 진리 지위를 무시하는 대신에 그것들의 사회적 생산 맥락에 집중하는 접근 방식을 옹호하는 주장을 펼쳤다. 말할 필요도 없이, 체계적인 방법론적 원리는 제쳐놓고, 과학에서 비롯되는 진리 주장들이 도대체 무시될 수 있다는 관념은 물의를 일으켰고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쿤, 파이어아벤트 그리고 블루어 사이에서, 적들에게 "상대주의"로 알려져 있는 반실재론적이고 비판적인 입장이 강단 내부의 진지한 입장으로 출현했다. 이 세 인물들에 의해 제기된 쟁점들을 논의하여 결론을 내리고자 하는 시도들이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미합중국 전역에서 과학기술사회학 학과들의 설립으로 이어졌다. 오늘날 과학기술사회학은 여전히 활기찬 다학제적 탐구 분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