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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모 피글리우치: 오늘의 인용-원자와 아원자 입자들의 실재성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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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철학에서 실재론과 반실재론은 둘 다 인식론적 입장인 것이지, 형이상학적 입장인 것은 아니다.]

 

[...] 어떤 관측할 수 없는 존재자들의 현존을 상정하는 [...] 새로운 과학적 이론을 고려하자. 표준적인 [인식론적] 실재론적 논변은, 그런 객체들이 그 이론 안에서 중요하게 작동하며, 그리고 그 이론이 자체를 지지해주는 설득력 있는 경험적 증거를 갖고 있다면, 거론된 객체들이 현실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타비오] 부에노(Otavio Bueno)는 얇은 인식적 접근(thin epistemic access)과 두꺼운 인식적 접근(thick epistemic access) 사이의 구별짓기를 도입하는데, 전자는 어떤 존재자를 실재하는 것으로 간주함에 있어서 이론적 이유들만을 포함하는 반면에, 후자는 존재자의 현존에 대한 최소한 간접적인 경험적 증거를 수집하기 위한 어떤 유형의 검출 장치 또는 방법론을 요구한다.

 

물론 지각적 경험은 두꺼운 인식적 접근의 한 종류이지만 유일한 종류는 아니다. 예를 들면, 투과 전자 현미경을 생각하자. 어떤 객체―예컨대 새롭게 발견된 아세포 소기관―가 준비 과정의 인공물이 아니라 실재하는 생물학적 구조물이라고 납득시키는 것은 다양한 조건에서 다양한 장비로 관측을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 관측 가능한 것들을 일반적인 인간 감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거시적인 객체들에 대체로 한정하곤 하는 표준적인 [인식론적] 반실재론적 입장에 비해 부에노가 관측 가능한 것들의 범주들을 상당히 확대한 듯 보인다. 그리고 실제로, 부에노는 관측 불가능한 것들에 관한 반 프라센(van Fraassen) 유형의 엄격한 경험주의를 채택하는 것은 실제 과학 활동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인식했다(예를 들면, 21세기에 우리는 정말로 바이러스가 관측 가능한 것이라고 간주해야 하는데, 물론 바이러스는 맨 눈으로 볼 수 없지만 말이다.)

 

[...] 경험주의적 [인식론적] 반실재론자는 여전히 관측 가능한 것들과 관측 불가능한 것들 사이에 경계선을 긋고 있는가? 부에노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부에노가 제시한 사례는 주사 전자 현미경의 사례인데[실리콘 원자들의 영상을 보여주는 위 그림 참조], 그것은 주어진 객체를 위아래로 주사하는 데 사용되는 일정한 전류를 생성한다. 이것은 영상 자체를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 객체의 표면이 전류와 간섭하는 방식에 기반을 둔 객체에 관한 정보만을 생성한다. 그 다음에 이 정보는 컴퓨터에 의해 처리되어 인간이 소비하는 영상을 생성한다. 오늘날 사람들은 이 장비로 원자를 "볼"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 이것은 명확히 그렇지 않은데, 현미경이 관심 객체에 대한 두꺼운 인식적 접근을 실제로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예를 들면, 미가공 데이터가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어 매우 상이한 영상들을 생성할 수 있다는 사실로부터 분명하다.

 

[...]

 

그런 상황에 관해 생각하는 약간 화려한 방식은 어떤 장비들이 무지개와 유사한 "공적인 환영"을 생성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무지개를 볼 수 있고, 그래서 우리가 그것을 서술할 수 있으며 그것의 일부 특성들도 측정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무지개는 객관적 현존을 갖추고 있지만, 그것이 "무지개"라는 시각적 개념에 대응하는 현실적 객체가 저쪽에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사례는 태양계 밖 행성을 탐지하려는 노력처럼 거시적 객체와 관련된 것이다. 표준적인 방법은 뉴턴 물리학과 상대론적 보정을 적용하여 주어진 항성의 흔들림으로부터 태양계 밖 행성의 현존을 추론하는 것을 포함한다. 지난 몇 년 동안 그 기법은 매우 빠르고 매우 인상적인 개선을 거친 다음에 더욱 더 많은, 더욱 더 작은 태양계 밖 행성들의 발견으로 이어졌다. 여기서 두꺼운 인식적 접근은 항성의 거동에 대한 것이지, 행성의 특성에 대한 것은 아니다(이것에 관해서는 대신에 얇은 인식적 접근을 갖는다).

 

기본적인 요점은, 두꺼운 인식적 접근 대 얇은 인식적 접근이라는 견지에서 생각하는 것은 과학적 이론들에서 관측 불가능한 것들을 상정하는 데에 비롯되는 존재론적 불일치가 존재하는 사례들을 궁극적으로 그것들이 경험적으로 해결될 때까지(예를 들면, 에테르는 존재하지 않고, 유전자는 존재하며 핵산들로 이루어져 있다) 헤쳐 나가는 도구를  철학자에게 제공한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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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시모 피글리우치(Massimo Pigliucc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