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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이스라엘: 오늘의 인용-급진적 계몽주의와 스피노자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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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층위를 넘어서면 두 개의 계몽주의만이 존재했고 존재할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이성과 전통 사이의 균형을 가정하고 대체로 현 상태를 지지하는 온건한 (두 실체) 계몽주의가 있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육체와 정신을 하나로 융합하고, 신과 자연을 동일한 것으로 환원하고, 모든 기적과 욱체에서 분리된 정신을 배제하며, 전통을 버리고 이성을 인간 삶의 유일한 지침으로 환기하는 급진적 (단일 실체) 계몽주의가 있었다. 철학적 유니테리언주의 형태를 취했던, 그것 자체가 급진적 계몽주의이기도 했던, 급진적 계몽주의와 밀접한 동류인 한 변양태, 즉 권위의 원천으로서의 전통을 거부하고, 거의 현 질서 전체를 비난하며, 거의 가차없이 이성을 유일한 지침으로 공표했던 한 변양태가 존재했다. 무신론적 양태와 기독교적인 유니테리언주의적 양태 둘 다에서 급진적 계몽주의의 본질은 [...] "이성, 그리고 이성에 정초한 법이 필멸자들에 대한 유일한 주권자들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기본적인 이분법―이것이 없다면 계몽주의와 관련된 핵심적 요점들은 이해될 수 없다―을 올바르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 분리를 [...] 단순히 유신론자와 무신론자 사이의 차이와 동일시하지 않는 것이 필수적이다. 많은 "무신론자들"과 철저한 회의주의자들―토머스 홉스(Thomas Hobbs, 1588-1679), 줄리앙 오프로이 드 라 메트리(Julien Offroy de La Mettrie, 1709-1751), 흄[David Hume, 1711-1776] 그리고 마르퀴 드 사드(Marquis de Sade, 1740-1814)를 포함하는―이 여기서 채용되는 의미에서는 결코 "급진적"이지 않았는데, 그들은 도덕을 이성에만 정초하지 않았거나, 또는 평등의 원리에 정초하지 않았거나, 또는 진보에 대한 그들의 견해를 공정성과 민주주의에 결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 급진적인 사상가들의 전형적인 특징이었던, 지배적인 세력에 반대하고 다른 사람들을 자신들의 사고 방식으로 개종시키려는 은밀한 전도 정신과 충동을 표명하는, 사회 속 "당파"의 지도자, 지하 운동의 지도자라는 의식도 지니고 있지 않았다. [급진적인 사상가들]은, 1757년에 시작되었던 디드로와의 격렬한 지속적인 언쟁 후에 루소가 [...] 주적으로 인식하게 된 인물들(주로 디드로, 돌바흐 그리고 그들의 제자들)이었다.

 

"급진적 계몽주의"는 어떤 식으로도 단순히 "무신론", 또는 훨씬 더 모호하게, 자유 사상 또는 자유분방주의(libertinism) 또는 무종교와 동일시될 수 없다. 당대의 많은 비판가들이 강조했듯이, 철학적 이성을 인간 삶의 유일한 지침으로 상정하였고, 사회에 대한 이론들을 평등의 원리에 정초하려고 노력하였으며, 철학, 과학 그리고 도덕을 신학으로부터 전적으로 분리시켜 도덕을 [...] 오로지 세속적 기준들과 특히 평등의 원리에 정초시켰다는 점에서, 1770년대와 1780년대에 디드로, 돌바흐 그리고 그들의 제자들이 확산시킨 그런 종류의 관념들은 본질적으로 "스피노자주의적인" 철학적 기반을 갖추고 있었다. 나아가서 급진적 계몽주의는 완전한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 그리고 출판의 자유를 강력히 주장하는 것에 의해, 그리고 민주주의를 최선의 통치 형식으로 판별하는 것에 의해 본질적으로 규정되었는데, 이런 특징들 역시 특히 스피노자주의적이며, 결코 홉스주의적이지 않거나, 또는 후자의 경우에는 흄주의적이지 않다. 급진적 사상은 구체적으로 로크와 결코 아무 관계도 없으며, 영국의 연방 전통이나 프리메이슨주의와는 [...] 더더욱 관계가 없다. 급진적 사상을 단일 실체 신조 또는 철학적 일원론을 평등에 정초한 순전히 세속적인 도덕 철학 및 민주주의와 조합하는 스피노자주의적 한 경향으로 분류하지 않는다면, 십팔 세기 논쟁, 사상 그리고 논증의 기본 역학은 파악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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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너선 이스라엘(Jonathan Israel), <<정신의 한 혁명(A Revolution of the Mind)>>(2010), pp. 1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