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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힐리스: 어떤 과학적 관념이 퇴출될 준비가 되어 있는가?-원인과 결과

 

Q: 어떤 과학적 관념이 퇴출될 준비가 되어 있는가?

 

A: 원인과 결과[대니얼 힐리스(Daniel Hillis)]

 

우리 인간들은 근본적으로 스토리텔러이다. 우리는 사건을 우리 행위의 결과를 설명하는 원인과 결과들의 연쇄로 조직하기를 좋아한다. 우리는 영예와 비난을 할당하기를 좋아한다. 이것은 진화론적 관점에서 이해된다. 우리 신경계의 궁극적인 업무는 실행할 수 있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며, 그리고 그런 결정의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우리의 생존에 중요하다.

 

과학은 강력한 설명적 스토리들의 풍요로운 원천이다. 예를 들면, 뉴턴은 힘이 어떻게 질량의 가속을 일으키는지 설명했다. 이것은 사과가 어떻게 나무에서 떨어지는지 또는 행성이 어떻게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지에 대한 스토리를 제공한다. 그것 덕분에 우리는 로켓 엔진이 달에 이르기 위해서는 얼마나 강하게 추진될 필요가 있는지 결정할 수 있다. 인과관계에 대한 모형들 덕분에 우리는 원인과 결과들의 엄청나게 긴 연쇄들을 갖는 공장과 컴퓨터 같은 복잡한 기계들을 설계할 수 있다. 그것들은 입력을 우리가 원하는 출력으로 변환시킨다.

 

원인과 결과에 대한 우리 스토리들이 세계가 작동하는 방식이라고 믿는 것은 유혹적이다. 사실상, 그것들은 우리가 세계를 조작하고 우리 자신이 편리하게 이해하기 위한 설명을 구성하는 데 사용하는 틀일 뿐이다. 예를 들면, 뉴턴 방정식 F = Ma는 질량이 힘의 원인이라고 말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힘이 가속도의 원인이라고도 정말 말하지 않는다. 우리 인간들은 힘을 우발적인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은 우리가 흔히 힘을 적용할지 말지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질량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연을 인격화하고, 그래서 마치 자연적 힘이 질량을 밀치기로 결심하고 있는 것처럼 상상한다. 우리가 가속도가 질량을 유발하기로 결심한다고 상상하기는 훨씬 더 어렵고, 그래서 우리는 어떤 식으로 스토리를 전개한다. 우리는 행성이 태양 주위를 계속 공전할 수 있게 하는 영예를 중력에 부여하고, 나무에서 사과를 떨어뜨리는 점에 대해 중력을 비난한다.

 

이런 편리한 자연의 인격화는 우리의 심적 스토리텔링 기구를 사용하여 자연 세계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원인과 결과 패러다임은 과학이 공학을 위해 사용될 때, 즉 우리의 편의를 위해 세계를 조작할 때 특히 잘 작동한다. 이 경우에 우리는 흔히 원인과 결과라는 환영이 거의 실재가 되도록 사물들을 배치할 수 있다. 컴퓨터가 완전한 일례이다. 컴퓨터가 작동하게 만드는 것의 핵심은, 입력은 출력에 영향을 미치지만, 출력은 입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컴퓨터를 구성하는 데 사용되는 부품들은 그런 동일한 일방적 관계를 만들어내도록 구성된다. 논리 게이트 같은 이런 부품들은 우발적인 입력을 예측 가능한 출력으로 변화시키도록 구체적으로 설계된다. 다시 말해서, 컴퓨터의 논리 게이트는 원인과 결과의 원자적 구성 요소가 되도록 구성된다.

 

우리가 출력으로 여기고 싶어하는 부분들이 우리가 입력으로 여기고 싶어하는 부분들에 영향을 미칠 때 원인과 결과라는 관념은 붕괴한다. 양자역학의 역설들이 이것에 대한 완전한 일례인데, 여기서는 어떤 입자에 대한 우리의 단순한 관찰 행위가 멀리 떨어져 있는 어떤 입자가 다른 상태에 처하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진짜 역설은 전혀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의 스토리텔링 틀을 그것이 들어맞지 않는 상황에 적용하려고 하는 것과 관련된 문제점이 있을 뿐이다.

 

불행하게도, 원인과 결과 패러다임은 그저 양자 척도에서만 실패하지는 않는다. 살아 있는 유기체의 생화학적 경로, 경제의 거래, 또는 인간 정신의 작용 같은 복잡한 동역학적 체계들을 설명하기 위해 인과관계를 사용하려고 시도할 때에도 그것은 무너진다. 이런 체계들은 모두 우리의 스토리텔링 도구들을 허용하지 않는 정보 흐름의 패턴들을 나타낸다. 유전자는 키 같은 특질을 "초래하지" 않거나, 또는 암 같은 질병을 "초래하지" 않는다. 채권 시장이 하락했기 "때문에" 주식 시장이 상승하지 않았다. 이것들은 스토리처럼 작동하지 않는 체계들에 어떤 스토리텔링 틀을 강제하고자 하는 우리의 미약한 시도일 뿐이다. 그런 복잡한 체계들의 경우에, 과학은 더 강력한 설명 도구들이 필요할 것이고, 우리는 우리의 오랜 스토리텔링 방법들의 한계점들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원인과 결과는 자연 속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그것들은 우리 자신의 마음의 편리한 창조물일 뿐이라는 점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