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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앨런: 오늘의 에세이-지능은 왜 몸과 뇌 둘 다를 필요로 하는가?

 

지능은 왜 몸과 뇌 둘 다를 필요로 하는가?

 

―― 콜린 앨런(Collin Allen)

 

현재 많은 사람들이 뇌를 더 큰 "마음"―유기체의 물리적 구조에 육화되고 주변 환경 속에 배태되어 있는 인지 체계―의 일부로 여긴다. 육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과 배태된 인지(embedded cognition)라는 쌍 개념은 인간 지능을 이해하는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으며, 신경과학, 로봇학, 철학 그리고 마음과 관련된 일단의 다른 분야들을 변환시키는 과정에 있다.

 

지능에 관해 생각할 때 우리는 흔히 수학적 추리와 비판적 사고 같은 인간 특유의 솜씨에 집중한다. 그런데 주변 환경을 탐사하고 감각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인간을 비롯한) 동물의 능력은 마찬가지로 대단한 위업이며, 체스 놀이 같은 더 지적인 노력보다 여러 가지 면에서 이해하고 재현하기가 더 어려운 위업이다.

 

이런 더 기본적인 능력들을 다루기 위해서 인지과학자들은 유기체들이 어떻게 움직임과 행태에 관여하는지와 관련된 자신들의 가정들을 재고할 필요가 있었다. 예를 들면, 걷기는 다리가 지나가야 하는 모든 위치를 계산한 다음에 다음 걸음을 내딛도록 명령을 내리는 뇌의 문제가 아니다. 신경과 근육이 진자처럼 작동하는 다리의 물리적 특성을 활용하도록 배치되는 것처럼 걷기는 유기체 전체에 걸쳐 정교한 시간 조절이 필요하다.

 

더 고등한 유기체들의 뇌는 그런 운동들을 정확히 제어하도록 오랜 시간을 거쳐 진화되었지만, 이런 능력은 여전히 육체 전체를 가로지는 정보와 되먹임의 토대에 기반을 두고 있다. 뇌는 감각들을 통과하여 끊임없이 흐르는 대량의 정보를 활용한다. 먹이를 쫓아갈 때 매우 드물게 넘어지도록 이족 유기체가 자신의 시각, 균형 감각 그리고 육체적 위치 감각을 조정할 수 있는 지경에 이르는 데는 수백 만 년의 진화가 걸렸다.

 

환경과 육체의 물리적 특성을 활용하는 것은 동물들이 신경계에 걸리는 계산 부하를 줄이는 중요한 방법이다. 동물의 신경계는 행동을 개시하기 전에 자기 다리의 정확한 위치와 속도를 계산하거나 표상할 필요가 없으며, 앞뒤로 움직이는 다리의 물리학이 쉴 사이 없이 작은 운동 보정을 하는 데 필요한 감각적 되먹임을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에 의존할 수 있다.

 

비슷한 방식으로, 귀뚜라미는 독특한 육체 구조들에서 비롯되는 정보를 사용하여 청각을 촉진한다. 생물로봇학 교수 바바라 웹(Barbara Webb)과 공동 연구자들은 귀뚜라미 몸 속의 도관을 통한 물리적인 소리 전달이 어떻게 음원을 향해 정향하는 일을 단순화하는지 증명했다. 도관들의 상이한 입구들을 통해 들어오는 음파들은 음원의 위치에 따라 증폭되거나 상쇄될 것이다. 이런 물리적 체계가 없다면, 귀뚜라미의 신경세포들은 머리의 양쪽 고막에 이르는 음파들의 작은 시간 차이만을 사용하여 방향을 측정해야 할 것이다.

 

인지의 육화된 본성은 걷기와 듣기 같은 기본적인 동물 활동에 적용될 뿐 아니라, 인간 지능의 고등한 능력에도 적용된다. 물리적 환경이 어떻게 사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와 관련된 발견 결과들은 이 현상에 매혹적인 시각을 제시한다. 최근의 연구들은 흰 외투를 입고 있는 것이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무거운 클립보드를 들고 있는 것이 어떤 결정의 "무게"를 평가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증명했다.

 

그런 연구들이 아무리 흥미롭더라도, 그것들은 몸-마음 고리의 한 방향―물리적 조건(즉, 무엇을 입고 있는지 또는 무엇을 들고 있는지)이 어떻게 인간의 사유와 행태에 영향을 미치는가―에만 집중한다. 인지의 물리적으로 육화되고 배태된 본성을 이해하는 데 더 중요한 것은 인지적 문제들이 물리적 과정들로 부하를 떠넘겨서 환경과 육체의 쌍방향 상호작용들이 인지적 성공에 필수적인 것이 되게 하는 다양한 방식이다.

 

이런 종류의 연구의 한 초기 사례는 능숙한 테트리스 경기자가 회전하여 들어갈 수 있는 공간에 딱 맞는 모양들을 그저 상상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그들은 자신들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파악하는 과정의 일부로 스크린 위의 영상들을 회전시키고, 그래서 그렇게 함으로써 문제들을 더 빨리 그리고 더 효과적으로 해결한다. 인지 역시 자신의 공간적 환경 주변에 주의를 정향함으로써 촉진된다. 눈 움직임에 관한 연구들은 인지적 성공이 부분적으로는, 요리 중에 "때맞춰" 정보를 획득하기 위해 식재료가 가득 찬 조리대의 어디를 쳐다봐야 하는지와 같은, 언제 그리고 어디에 시각적 주의를 집중할지 관장하는 복잡한 응시 유형들을 학습하는 데서 기인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마찬가지로, 과학자들은 산술과 대수에 대한 이해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선생과 학습자들이 어떻게 몸짓에 의존하는지 천천히 이해하기 시작하고 있다. 아이들은 대상물들을 세고 조작함으로써 그리고 대상물들이 더해지거나 제거될 때 어떻게 수량이 변하는지 관찰함으로써 수학을 배우기 시작한다. 더 능숙한 수학적 추리가들은 문제를 단순화하기 위해 명시적으로 배우지 않은 방식들로 상징적 표기 체계들의 물리적 특성을 활용한다. 예를 들면, 대수 방정식에서 어떤 값이 이쪽 변에서 사라져 저쪽 변에 나타나도록 방정식의 양변에 그 값을 더하거나 뺄 때, 우리는 등호 기호를 가로질러 숫자를 물리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

 

이런 발견 결과들은 내부의 심적 세계와 외부의 물리적 세계 사이의 고전적 분리의 한계점들을 보여준다. 이런 전통적 견해에 따르면, 인간 정신이 접근할 수 있는 내부 표상들은 틀릴 수 있는 감각들을 통해 물리적 세계와 약하게 연결되어 있을 뿐이다. 인지과학의 최근 발달은 마음이 자체가 이해하고자 하는 세계와 그렇게 많이 분리되어 있지 않으며, 뇌, 물리적 육체 그리고 환경이 서로 협력하여 사유를 생성한다는 점을 예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