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박민영: 오늘의 인용-독서는 고독한 과정이다

 

"

독서는 고독한 과정이다. 스스로 채찍질하지 않으면 아무도 채찍질해 주지 않는다. 스스로 채찍질하고 발전하는 자가발전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으면 책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손에 닿지 않는 곳으로 멀어지고 만다. 의욕만이 아니라 습관과 환경 그리고 자신만의 시스템을 만드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인간은 이성을 가지고 있지만, 이는 인간이 사유하기를 즐긴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인간은 과도하게 많은 생각이 머릿속으로 들어오지 않도록 분투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적지 않다. 대개 사람들은 책을 읽고 복잡한 생각을 하는 것보다는 별 생각없이 즐길 수 있는 것들, 즉 게임을 하고 술을 마시고 텔레비전을 보고 클럽에서 춤추는 것을 더 좋아한다. 인간은 호모사피엔스(이성적 인간)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호모루덴스(놀이적 인간)이기도 하다. 인간은 생각하기보다는 오히려 멍한 상태에서 편안함을 얻는지도 모른다.

 

독서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즐거움보다는 오히려 정신적 긴장으로 인한 피로감을 안겨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 것은 호기심이나 궁금증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독서가 유발하는 그 정신적 긴장감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지성도 매혹적이지만 무지와 망각도 그에 못지 않게 매혹적이다. 이러한 사실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노력할 때 열정적인 독서가가 될 수 있다.

"

―― 박민영, <<책 읽는 책>>(지식의 숲, 2012), pp. 1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