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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푹스: 오늘의 인용-기질과 세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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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떤 세계관을 이해하거나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것의 지지자들의 기질에 대한 느낌을 얻어야 한다.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는 1907년에 단행본으로 출판된 <<실용주의(Pragmatism)>>에서 그 점을 가장 강력하게 주장한다.

 

철학의 역사는 상당한 정도로 인간적 기질의 어떤 충돌의 역사다. 내 동료들 가운데 일부에게는 그런 기질이 아무리 품위가 없는 듯 보일지라도, 나는 이 충돌을 고려하고 철학들의 다양한 차이점들을 그것으로 설명해야 할 것이다. 어떤 직업적 철학자가 어떤 기질을 지니고 있든 간에, 철학을 수행할 때 그는 자신의 기질과 관련된 사실을 은폐하려고 노력한다. 일반적으로 기질은 전혀 이성으로 인식되지 않으며, 그래서 그는 자신의 결론을 위해 비개인적인 이유들만 주장한다. 그런데 사실상 그의 기질은 더 엄격히 객관적인 그의 전제들 가운데 그 어느 것보다 더 강한 성향을 부여한다. 그것은 이런저런 식으로 그에게 증거를 제공하는데 ... 이 사실 또는 저 원리가 꼭 마찬가지로 그럴 것이다. 그는 자신의 기질을 신뢰한다. 그것에 어울리는 우주를 원하기 때문에 그는 그것에 어울리는 우주의 그 어떤 표상도 믿는다. 그는 기질이 정반대인 사람들은 세계의 특성에 어긋난다고 느끼고, 그래서 논증 능력에 있어서 그들이 그보다 훨씬 더 뛰어날지라도, 철학적 업무에서 그들이 무능하며 '훨씬 못하다'고 진심으로 간주한다.

 

그런데 포럼에서 그는, 자신의 기질에 노골적으로 의거하여, 뛰어난 식별 능력 또는 권위에 대한 주장을 전혀 제시할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의 철학적 토론에는 어떤 부정직한 일이 일어난다. 우리의 모든 전제들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은 결코 언급되지 않는다.

 

이것은 그의 1897년 에세이 "합리성의 감상(The Sentiment of Rationality)"에 기반을 두고 있다.

 

왜 [W. K.] 클리퍼드(Clifford)는 자신이 가진 '증거'와 루이스(Lewes)가 그것을 부정하게 만드는 증거가 동일한데도 대담하게 의식 있는 자동인형 이론에 대한 자신의 믿음을 공표하는가? 왜 그는 베인(Bain) 교수에게는 아무 가치도 없는 것처럼 보일 증거에 기대어 마음 질료(mind-stuff)'의 원시적 단위들의 존재를 믿는가? 그것은, 정신적 독창성이 거의 없는 모든 인간들과 마찬가지로 그가 어떤 한 방향으로 치우친 증거에 각별히 민감하다는 단순한 이유 때문이다. 그런 민감성을 혼란스러운 주관적 요인이라고 부르고  모든 악의 근원으로 치부함으로써 제거해버리려고 하는 것은 전적으로 가망이 없다. 그것을 '주관적'이라고 부르도록 내버려두자! 그리고 그것에 좌절하는 사람들이 '혼란스럽다'고 부르도록 내버려두자! 그런데 그것이, 키케로가 말하듯이, "자연의 힘을 더 많이 느끼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것은 악한 것이 아니라 선한 것이다. 우리가 아무리 무엇이라도 되는 듯 가장하더라도, 우리가 자신의 철학적 견해를 형성할 때 우리 내부에 있는 인간 전체가 움직인다. 실제 사태들에서 그런 것과 꼭 마찬가지로 지성, 의지, 취향, 그리고 정념이 협동한다...

 

2013년도 전혀 다르지 않다. 데이비드 도이치(David Deutsch)는 양자 이론에 대한 에버렛(Everett) 해석을 '과학의 함의'라고 부른다. 그런데, 그와 데이비드 월리스(David Wallace), 사이먼 손더스(Simon Saunders)는 양자 이론에 대한 그런 독법에 반하는 아무 증거도 볼 수 없는 반면에, 나는 양자 이론의 형식에서 도대체 그런 견해를 갖지 않을 수 없게 하는 특별한 점을 하나도 볼 수 없다. 사실상 나는 그것을 암시하는 것도 전혀 보지 못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내게는 생생한 양자 이론과 베이즈주의적 확률 이론 사이의 일치점과 유사점들이 그들에게는 놀은 곳에서 아래로 건네진 형식에 대한 무감각한 사유일 뿐이다. 내 사고 방식이 그들에게 이질적인 것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사고 방식에는 내게 이질적인 무언가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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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토퍼 푹스(Christopher Fuchs), <<블록 우주와의 고투(My Struggles with the Block Universe)>>(2013), pp. iii-v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