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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니슬라브 체르친스키: 오늘의 에세이-400ppm과 지구의 시대들

 

 

400ppm과 지구의 시대들

400 ppm and the Ages of the Earth

 

―― 브로니슬라브 체르친스키(Bronislaw Szerszynski)

 

최근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400ppm 문턱을 넘어선 것은 지구 역사의 견지에서 무엇을 의미하는가? 지질학적 시간에 대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그래프를 그냥 가져온 다음에 수평선을 그어서 과거에 언제 그 농도가 현재 수준이었는지 살펴봄으로써 이 의문에 답하고 싶을 것이다. 그런 접근방식은 현재 상황에 대한 과거의 유사물들―예를 들면, 이산화탄소 농도가 대략 400ppm을 유지했고, 현재보다 지구가 대략 4도 더 더웠으며, 해수면이 40m 더 높았던 450만 년 전 플리오세(Pliocene) 시대―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종류의 접근방식은 지구의 복잡한 역사적 특질에 부합되지 않는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수준 같은 절대적인 값들은 지구 역사의 상이한 단계들에서는 본원적으로 상이한 것들을 의미한다. 지구의 45억 년 생애 동안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초기의 우세 국면에서 대체로 영속적인 하향 추세를 좇았으며, 그리고 그 추세는 지구의 맨틀이 냉각되면서 궁극적으로 지구의 모든 이산화탄소(그리고 사실상 모든 물)를 흡수함에 따라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런 장기적인 시각에 비추어 보면, 오늘날 이산화탄소 수준은 사실상 매우 낮다. 그런데 생명은 이런 하향 곡선에 올라타서 그것과 관련하여 대담한 일을 하였는데, 탄소 대사와 매우 복잡한 역사―지질 구조 판과 천체의 충돌로부터 약간의 도움을 받으며―를 만들어내었다. 이 서사를 누대(aeon), 대(era), 기(period), 세(epoch) 등의 지질시대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대체로 단편적으로 확립되었고 인간의 관습을 반영하지만, 그것들에 대한 대강의 요약은 400ppm 사건을 지구 체계의 가능한 전환을 고지하는 신호로 해석하는 다양한 방식들을 제시할 수 있다.

 

누대 규모에서의 전환들―명왕누대(Hadean), 시생누대(Archaean), 원생누대(Proterozoic), 그리고 현생누대(Phanerozoic) 사이의 전환들―은, 시생누대에서 일어난 생명과 대륙들의 출현, 생명이 지구의 화학적 균형과 열역학적 균형을 변화시키기 시작함에 따라 원생누대에서 일어난 평형에서 멀리 떨어진 상태의 확립, 그리고 현생누대에서 일어난 복잡한 다세포 생명의 출현 같은 지구의 생성 양식에 있어서의 주요한 전환이었다. 어떤 주어진 누대 내에서 일어난 대 사이의 전환들은 덜 극적이었지만, 그것들의 함의에 있어서는 여전히 꽤 특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고원생대(Paleoproterozoic, 지금까지 지구 나이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시기)에서 일어난 자유 산소를 함유하는 대기로의 전환, 또는 15억 년 후 신원생대(Neoproterozoic)에서 일어난 산소 수준의 거대한 급상승, 또는 5억 년 전 고생대(Paleozoic)에서 일어난 땅의 식민화 등이 있다. 그런데 이런 발달들은 이산화탄소를 토양, 암석, 그리고 대양에 격리시킴으로써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하향 추세를 가속시켰으며, 그 결과 우리의 현재 시대, 즉 신생대(Cenozoic)의 전형적인 낮은 수준을 초래했다.

 

그런데 석탄기(Carboniferous), 페름기(Permian), 그리고 트라이아스기(Triassic) 같은 더 촘촘한 기의 수준에서 지구는 흔히 이산화탄소 수준에 있어서 큰 변동―흔히 수백 ppm에서 수천 ppm 사이―을 겪었다.  현재 신생대의 마지막 기인 제4기(Quaternary)는 250만 년 동안 낮은 이산화탄소 농도를 나타내었고, 그래서 극지 만년설이 존재하는 비교적 차가운 지구의 시대였지만, 그 속에서 빙하 시대와 따뜻한 간빙기들이 번갈아 나타났는데, 제4기의 '가장 최근의' 세인 홀로세(Holocene)가 등장함으로써 그 순환이 멈추게 되었다.

 

지구의 진화 이야기의 불확정성 때문에 우리는 오늘날의 지구 상태 변화가 이런 전환들의 위계에 대해서 어떻게 비교될 수 있을지 추측할 수밖에 없다. 진행 중인 이산화탄소 농도의 대대적인 증가―인간-기계-경제 복합체가 전지구적 체계에 초래하고 있는 다른 모든 변화들과 더불어―는 결국 지질시대적 변화를 일으키는 데는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인간 사회에 대해서는 아무리 파멸적일지라도, 지질학적 견지에서 그것은 기껏해야 에오세(Eocene) 초기에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와 메탄의 방출로 초래된 일시적인 급격한 온도 상승만큼 중대한 것으로 평가될 수도 있을 것이고, 그래서 지구는 궁극적으로 홀로세의 연장된 간빙기로 복귀할 것이다.

 

또는 우리가 인류세(Anthropocene) 시대에 진입했다―지구 상태의 관측 가능한 변화들이 우리가 제4기 내의 새로운 세로 진입하고 있다고 시사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옳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모형 구축자들은, 제4기에는 친숙한 빙하기 상태와 간빙기 상태를 넘어서는 안정한 제3의 상태가 전혀 없다고 완곡히 말해왔다. 이것이 맞다면―그리고 이산화탄소 농도가 결국, 예컨대, 1000ppm 기록을 갱신하면―지구는 제4기로부터 대단히 멀어지게 되어 빙하기-간빙기 유형으로 복귀할 수 없고, 그래서 최소한 신생대 내의 새로운 기로서 정당하게 분류될 상태로 넘어갈지도 모른다.

 

나아가서 현재의 환경 변화가 대 또는 심지어 누대 수준에서 일어나는 지구 역사의 전환의 일부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터무니 없는 듯 보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런 변화들에 대한 우리의 대응이 적절할 수 있으려면, 이런 종류의 추측이 확실히 필요하다. 예를 들면, 신생대의 등장은 공룡의 지배를 끝내고 포유류 동물의 출현할 수 있게 한 천체의 충돌뿐 아니라, 파나마 해협의 닫힘에 의해 야기되었는데, 그것들은 점진적으로 지구를 냉각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몇몇 과학소설 작가들―그리고 사실상 생명공학기술과 지구공학 같은 신기술들의 옹호자들―에 의해 상상된 시나리오 같은 것이 실현되면, 지구는 최소한 신생대 초기만큼 중대한 생성 양식의 변화들을 거의 틀림없이 겪을 수 있을 것이다. 그때 지구는 기술생대(Technozoic)―기술적 생명의 대 또는 누대―로 진입했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