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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엄 하만: 오늘의 인용-창발적인 것의 네 가지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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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종류의 강경한 과학주의는 더 작은 성분들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무엇이나 그것 자체로 실재적일 수 없다고 가정할 뿐이다. 정반대의 한 견해는 우주의 모든 층위에서 창발적 실재들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다이아몬드, 강, 그리고 독일 국가도 매우 작은 아원자 입자들(가장 작은 층위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가정하면)과 꼭 마찬가지로 실재적이다. 창발적 실재들이 존재한다는 주장은 때때로 더 복잡한 실재들은 자체의 더 작은 조각들로 "설명될 수 없다"는 어리둥절한 제안으로 오인된다. 그런데 이것은 그렇지 않다. 양자론이 주기율표의 모든 화학 원소들의 거동을 명쾌하고 철저히 설명할지라도, 쿼크와 전자들에 관한 미시물리학적 논의를 선호하여 이 원소들이 제거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철학자 마누엘 데란다는 실재적인 창발적 존재자가 갖추어야 하는 것에 대한 훌륭한 목록을 제시했다. (1)창발적인 것은 자체의 부분들의 합으로 환원될 수 없어야 한다. 네온은 자체의 하위 성분들에서 발견되지 않은 성질과 능력들을 갖는 반면에, 파란 비옷을 소유하고 있는 모든 왼손잡이 일본인들은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 (2)창발적인 것은 자체의 더 작은 조각들에게 아래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체는 세포들로 이루어져 있을 뿐 아니라, 그런 세포들을 조직하고, 양육하며, 배설한다. (3)창발적인 것은 새로운 부분들을 생성하거나 획득할 수 있다. 카이로라는 도시는 그저 선재하는 조각들의 조립체가 아니라, 새로운 거주자들을 끌어들이고 새로운 교외와 전차 노선들을 건설한다. (4)마지막으로, 창발적인 것은 데란다가 "환원적 인과관계(redundant causation)"(그는 이것을 일반적인 의미와 정반대의 의미로 사용한다)이라고 부르는 것을 나타낸다. 이것은 자체의 개별 성분들이 소모될 수 있거나 교체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자체 구성원들의 일부가 사망하더라도 군대나 대학은 여전히 지속되며, 자체의 원자들이 매우 오랜 세월 동안 매번 교체되더라도 인체는 여전히 유지된다. 이 네 가지 원리 모두가 보여주는 것은 보통 크기의 객체들이 자체의 모든 성분들이 없다면 존재할 수 없더라도 자체 성분들로부터 어떤 자율성을 갖는다는 점이다.

 

오로지 우주의 가장 작은 층위만이 어떤 실재성을 갖는다고 하는 가정을 거부하면, 복합적 존재자들의 자체 조각들로부터의 상대적인 자율성을 수용하면, 우리는 데란다 등이 "평평한 존재론(flat ontology)"라고 불렀던 것에 접근한다. 평평한 존재론은 개, 나무, 공장, 그리고 정부들에 양성자나 인간 마음과 동일한 실재론적 지위를 부여하는 실재에 관한 이론을 의미한다. 이런 존재자들 모두는 자체 조각들로 전적으로 아래로 환원될 수는 없는 실재성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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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레이엄 하만(Graham Har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