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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클레그: 양자 얽힘의 이상한 세계-인터뷰

 

- 아래 글은 <<신의 효과 : 양자 얽힘이라는 가장 이상한 현상(The God Effect: Quantum Entanglement, Science's Strangest Phenomenon)>>의 저자 브라이언 클레그(Brian Clegg)의 인터뷰를 옮긴 것이다.

 

- 브라이언 클레그는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했고, 과학사에 관한 많은 책과 기사를 저술했으며, 도서비평 사이트 Popular Science의 편집자이다. 현재 한국어로 번역되어 소개된 그의 책으로는 <<괴짜 생태학: '녹색 신화'를 부수는 발칙한 환경 읽기(Ecologic: The Truth and Lies of Green Economics)>>(김승욱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2010)가 있다.

 

 

양자 얽힘의 이상한 세계

The Strange World of Quantum Entanglement

 

 

Q1: 당신이 얽힘에 관한 책에서 저술한 것은 매우 놀랍고 믿기 어렵습니다. 정의부터 시작합시다. 양자 얽힘은 무엇입니까?

 

A1: 얽힘은 양자물리학, 즉 매우 작은 것들의 과학의 이상한 특징입니다. 두 개의 양자 입자―예를 들면, 빛의 광자 또는 원자―를 사실상 동일한 존재자의 두 부분이 되게 하는 특별한 방식으로 함께 연결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 다음에 그것들을 원하는 만큼 멀리 떼어 놓을 수 있으며, 한쪽에서의 변화가 즉시 나머지 한쪽에 반영됩니다. 이런 기묘한, 빛보다 빠른 연결은 양자과학의 근본적인 측면입니다. "얽힘"이라는 이름을 고안한 에르빈 슈뢰딩거(Erwin Schrodinger)는 그것을 "양자역학의 독특한 특질"이라고 불렀습니다. 얽힘은 그 자체로 매혹적이지만, 그것이 정말로 특별하게 된 까닭은 지난 몇 년 동안 극적인 실제 응용들이 분명해졌기 때문입니다.

 

Q2: 얽힌 입자들이 실제로 즉각적인 소통 상태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같은 식으로 움직이게끔 프로그램되는 것이 가능합니까? 태어날 때 헤어져 불가사의하게 비슷한 삶―같은 직업를 갖고, 비슷한 배우자와 결혼을 하고, 기타 등등―을 사는 쌍둥이처럼 말입니다.

 

A2: 얽힘은 명백히 가능한 일입니다. 얽힘의 현존을 시험하기 위한 이론의 상당 부분을 고안한 존 벨(John Bell)은 "베르틀만의 양말과 실재의 본질(Bertlmann's Socks and the Nature of Reality)"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그것을 다루었습니다. 벨의 동료였던 라인홀트 베르틀만(Reinhold Bertlmann)은 항상 색깔이 맞지 않는 양말을 신었습니다. 건물 모퉁이를 돌아 오고 있는 베르틀만의 한쪽 발을 살펴보니 핑크색 양말을 신고 있다면, 결코 보지 않고도 나머지 양말 한짝은 핑크색이 아니라는 것을 즉히 알 것이라고 벨은 지적합니다. 양말의 색깔 차이는 베르틀만이 양말을 신을 때 프로그램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양자 세계는 매우 다릅니다. 색깔과 동등한, 한 입자의 어떤 특성, 예를 들면, 전자의 스핀을 고려하면, 그것은 미리 프로그램된 값을 갖지 않습니다. 그것은 가능한 값들에 대한 다양한 확률들을 지니고 있지만, 그것을 실제로 측정할 때까지는 고정된 값이 없습니다. 한 쌍의 얽힌 전자들에게 일어나는 일은 그 중 한 전자의 스핀을 측정하는 일입니다. 그 순간까지는 둘 다 값이 고정된 스핀을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한 전자에 대해 측정을 행하는 순간, 나머지 한 전자가 즉시 자체의 스핀 값(예를 들면, 정반대의 값)을 고정시킵니다. 이런 "양자 양말"은 한짝을 바라볼 때까지는 가능한 모든 색깔을 갖습니다. 그것이 핑크색이 되었을 때에만 나머지 한짝이 즉시 다른 한 색깔을 취합니다.

 

Q3: 다른 과학자들 사이에서 아인슈타인은 양자 얽힘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당신은 적었습니다. 그것은 원인과 결과라는 관념 전체를 버리는 듯 합니다. 물리학자들은 양자 얽힘이 현존한다는 점을 얼마나 확신하며, 과학과 과학적 방법에 대한 함의들은 무엇입니까?

 

A3: 아인슈타인(Einstein)은 양자물리학 전체와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역설적인데, 양자물리학은 그에게 노벨상을 안겨 준 광전효과(photoelectric effect)에 관한 논문에 기반을 두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좋아하지 않았던 것은 양자 입자들이 관찰될 때까지는 자체 특성들에 대해 고정된 값들을 갖지 않는다는 방식이었는데, 그는 확률이 지배하는 우주에 공감할 수 없었습니다. 그 때문에 그는,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고 하는 유명한 말을 하게 됩니다. 저는 덜 알려져 있지만 훨씬 더 좋은 인용문은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복사에 노출된 전자가 도약할 순간뿐 아니라 도약 방향도 자체의 자유의지로 선택해야 한다는 생각은 정말 참을 수 없다고 나는 깨달았다. 그런 경우에 나는 물리학자보다 구두 수선공이나 심지어 도박장의 종업원이 되는 편이 차라리 낫다." 아인슈타인은 이런 확률 아래에 우리가 그냥 볼 수 없는 고정된, 숨은 실재가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 때문에 그는 1935년에 얽힘이라는 관념을 만들어 냅니다. 그 관념은, 어떤 숨겨진 정보도 없다고 하기 때문에 양자론이 불완전하거나, 아니면 멀리 떨어져 있는 것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일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믿을 수 없는 듯 했기 때문에 그는 그것이 양자론이 틀렸다는 점을 증명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얽힘이 참으로 현존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1980년대가 되어서야 그것은 명확하게 예증됩니다. 그렇지만 이것이 맞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습니다. 얽힘은 현존하며, 매우 실제적인 여러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얽힘은 원인과 결과라는 개념을 폐기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양자 입자들이 자체 특성들의 고정된 값들보다 그런 값들에 대한 다양한 확률들을 가질 뿐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얽힘은 아무것도 빛보다 더 빠를 수는 없다고 말하는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에 모순되는 듯 하지만, 오히려 그것은 거리와 시간이 정말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관한 우리의 생각에 이의를 제기할 것입니다. 비슷하게, 얽힘은 과학적 방법에 아무 이의도 제기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다른 종류의 수학을 사용할 필요가 있지만, 이것은 여전히 같은 과학입니다.

 

Q4. 당신은 얽힘의 첫 번째 실제적인 응용들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A4. 얽힘이 실재한다고 입증된 직후에 미합중국 국방성에 제출된 보고서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첫 번째 것은 빛보다 빠른 통신에 얽힘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얽힘의 연결은 어느 거리에서도 즉각적으로 작동합니다. 그래서 신호를 송신하는 데 그것이 사용될 수 있다면 굉장할 것입니다. 사실상 이것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두 개의 얽힌 입자 사이에 실재하는 연결이 있을지라도, 우리는 송신될 정보가 무엇인지 모릅니다. 제가 얽혀 있는 한 입자의 스핀을 측정하면, 그래요 그것은 아무튼 그 값을 쌍둥이 입자에게 전달하지만, 저는 그것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스핀이 무슨 값을 가질 것인지 저는 알고 있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오히려 나은데, 빛보다 빠른 메시지는 시간적으로 거꾸로 전송되기 때문입니다. 내가 즉각적으로 메시지를 송신할 수 있다면, 그것은 과거에서 수신될 것이고, 그래서 원인과 결과를 정말로 파괴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얽힘의 실제적인 굉장한 응용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깰 수 없는 암호화를 제공하는 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일련의 얽힌 쌍들을 절반씩 통신 연결의 양단에 보내면, 무작위적으로 생성되었지만 연결되어 있는 특성들을 정보를 암호화하는 열쇠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그 정보를 가로채면, 얽힘은 깨질 것이고, 그래서 도청자가 어떤 데이터도 입수하기 전에 통신이 정지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 양자컴퓨터가 있습니다. 이것은 보통 컴퓨터가 푸는 데는 우주의 수명보다 더 긴 시간이 걸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개념 기계입니다. 우리는 양자컴퓨터가 몇 가지 굉장한 일을 수행하도록 프로그램하는 방법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항목이 백만 개인 분류되지 않은 데이터베이스가 있다면, 일반적으로 500,000번을 시도한 후에야 올바른 분류를 얻습니다.(뉴욕의 전화번호부에서 어떤 사람보다 특정한 숫자를 찾으려고 해봅시다.) 그러나 양자컴퓨타를 사용하면 1,000번의 시도만에 됩니다. 그렇지만 불행하게도, 양자컴퓨터는 제작하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0 또는 1의 값을 가질 수 있는 실리콘 칩에 비트 형식으로 정보를 저장하는 대신에, 양자컴퓨터는 정보 저장 장소로서 광자나 원자와 같은 양자 입자들을 사용합니다. 각 입자는 무한히 긴 숫자들을 저장할 수 있지만, 당신이 그 입자를 바라보면 그것은 값을 바꿉니다. 얽힘은 양자메모리를 손상시키지 않는 채 이런 양자 비트(줄여서 큐비트)들과 상호작용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최초의 기본적인 양자컴퓨터를 제작하기 위해 시도되는 여러 기술들이 있지만, 그것들 모두는 얽힘에 의존하여 시스템 속으로 그리고 주변에 정보를 집어넣습니다.

 

모든 것 가운데 가장 극적인 것은 양자 전송(quantum teleportation)입니다.

 

Q5. 그렇다면 저 바깥에 있는 스타트렉의 팬들을 위해 전송의 가능성에 관해 말씀해 주십시오.

 

A5. 그것은 하나의 가능성 이상인데, 그것은 실행되었지만 매우 작은 규모일 뿐입니다. 스타트렉 전송기가 행해야 하는 것은 다른 어딘가에 객체나 사람의 정확한 사본을 만드는 것입니다. 여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양자 입자를 바라보면 그것이 바뀌기 때문입니다. 입자를 스캔할 수 없고, 그것의 모습을 볼 수 없으며, 그래서 정확한 사본을 만들 수 없습니다. 얽힘은 이런 제한을 극복할 수 있게 합니다. 그 입자를 얽힌 한 쌍의 한쪽과 상호작용하게 하고, 그 다음에 그 쌍의 나머지 한쪽을 특수한 과정, 컴퓨터의 논리 게이트와 약간 비슷한 과정을 거치게 함으로써 먼 지점에 동일한 입자를 만드는 것이 가능합니다. 얽힘은 양자 정보를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우리가 전혀 모르는 채로 두고 전송하기 때문에 이것을 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원래 입자는 자체의 특성을 상실합니다. 전송은 원래의 것을 복사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파괴합니다. 이것이 다음 주에 달려 나가 전자 상점에서 전송기를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이 과정은 박테리아와 비슷한 크기의 분자로 행해질 수 있으며, 그래서 살아있는 것을 전송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사람만큼 큰 것에는 작동하지 않습니다. 신체의 모든 분자를 스캔하여 저쪽에서 재조립해야 하는데, 이것은 전혀 실제적인 것 같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그렇게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원래의 것이 파괴된다는 점(스타트렉이 얼버무리는 것)을 기억합시다. 좋습니다. 당신은 동일한 사본을 얻습니다. 그러나 구별할 수 없는 정확한 사본이 세계의 저쪽에서 창조될 것이라는 점을 안다면 당신은 증발될 준비가 되어 있을까요? 저는 비행에 빠져 있지 않지만, 비교하면 그것이 안전한 선택처럼 들립니다.

 

Q6. 얽힘은 과학적 사유와 신비적, 종교적 사유를 통합하기 위한 "성배"인 것으로 판명될 수 있을까요?

 

A6. 이런 종류의 결론을 끌어내려고 노력한 사람들이 확실히 있었지만, 저는 그들이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얽힘은 전적으로 물리적인 과정입니다. 제 책의 제목을 <<신의 효과>>라고 한 까닭은 얽힘이 힉스 보존(Higgs boson)의 작동 메카니즘이라고 제안되었기 때문입니다. 힉스 보존은 만물에 질량을 부여하는 매우 특별한 입자이며, 매우 근본적이기 때문에 신의 입자로 불려 왔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의 꼬리표일 뿐입니다. 노벨상을 수상한 물리학자 브라이언 조셉슨(Brian Josephson)이 얽힘이 텔레파시를 설명할 수 있을 것(초자연 현상 폭로자 제임스 랜디가 매우 짜증나게도)이라고 시사한 점도 사실이지만, 조셉슨은 텔레파시가 존재한다면 그것을 설명할 수 있을 물리적 메커니즘이 여기에 있다고 말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얽힘이(그리고 양자론 일반이) 행하는 일은 우리로 하여금 현실 세계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이상하다는 점을 떠올리게 하는 것입니다. 그 까닭은 매우 작은 것들의 세계에서 사믈들이 존재하는 방식이 책상과 펜과 같이 큰 규모의 객체들과 전적으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 층위에서 사물들이 어떻게 작동할지에 관해 가르침을 받는 데 경험과 상식에 의존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양자물리학의 몇몇 효과들을 불가사의한 듯 보이게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것은 "충분히 진전된 어떤 기술도 마술과 구별할 수 없다"고 한 SF 작가 아서 C. 클라크의 주장과 비슷한 것입니다.

 

번역: 김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