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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오늘의 인용-무엇을 믿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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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매일매일의 전장에서는 무신론이라는 것이 실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믿지 않는다는 개념 자체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

우리에게 허락된 것은 무엇을 믿고 숭배하느냐에 대한 선택권일 뿐입니다.

 

특정 신이나 정신적 존재를 믿기로 선택하는 데 있어 분명한 이유가 있다면 [...] 우리가 숭배하는 것이 우리를 종속시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일 돈이나 물질을 믿는다면 [...] 더는 필요 없다는 충족감은 결코 가질 수 없을 것입니다.

[...]

자기 자신의 육체, 미모, 성적인 매력을 중시하는 사람은 자신이 항상 못생긴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힌 채 삽니다.

[...]

권력을 숭배하는 사람은 자신이 약하다는 두려움에 가득 찬 인생을 살게 되며, 그 두려움을 물리치기 위하여 타인에게 행사할 힘을 점점 더 필요로 하게 됩니다.

 

자신의 지성을 믿고 똑똑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종국에는 자신이 어리석은 협잡꾼인 것 같은 생각에 사로잡혀 항상 누군가에게 이를 들킬 것만 같은 두려움 속에 살게 됩니다.

[...]

그런 숭배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날이면 날마다 빠져들어 가는 것이고, 자신이 무엇을 보고 어떤 가치관으로 사물을 가늠하는지에 관한 선택 범위가 점점 더 좁아지는데도 정작 본인이 그러고 있다는 것조차 온전히 깨닫지 못하게 되는 종류의 믿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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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David Foster Wallace), <<이것은 물이다>>(김재희 옮김, 나무생각, 2012), pp. 106-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