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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들에게 자연주의(naturalism)는 처칠랜드 부부가 옹호하는 유형을 포함하는 제거주의(eliminativism)를 의미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연주의는 E. O. 윌슨 같은 진화심리학자들이 옹호하는 유형의 환원주의(reductionism)을 의미한다. [...] 다른 사람들에게 자연주의는 실증주의(positivism)를 의미한다. 나는 이런 입장들 가운데 어느 것도 옹호하지 않는다. [...]
내게 자연주의는 매우 넓은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수정의 여지가 있는 기획이다. 나는 자신을 자연주의자로 여긴다면 승인해야 할 세 가지 기본 공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초자연적 인과관계는 전혀 없으며, 자연적 인과관계만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달리 말하자면, 세계의 외부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 테제는 어떤 자연적 존재자들이 세계에서 인과적 힘을 행사하는지에 관해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를 점을 인식하자. 예를 들면, 환원주의자들은 원자, 유전자, 그리고 신경세포들만이 인과 작용을 한다고 생각하는 듯 보인다. 나는 기표, 서사, 담론, 제도, 객체, 원자, 신경세포, 유전자 등과 같은 것들이 모두 인과 작용을 한다고 믿는다. 달리 말해서, 나는 원자 또는 유전자 또는 신경세포들만이 인과 작용을 한다고 취급하는 그런 유형의 환원주의를 거부한다. 그야말로 나는, 자연주의자이기 위해서는 한 유형의 존재자들―이른바 원자들―의 행위주체성에 특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둘째, 자연주의는 형이상학적 목적론을 거부한다는 점을 수반한다. 여기서 강조점은 형이상학이라는 낱말에 있다. 자연주의적 틀 안에서는 자연이 되어야 할 것도 없으며, 그것을 끌어당기고 있는 아무 목적도 없다. 모든 것이 우연적이다. 예를 들면, 인간들의 진화는 목적론적 필연이 아니었다. [...] 마찬가지로, 도토리가 떡갈나무가 되기 위해 끌려가고 있지 않다. 도토리를 떡갈나무가 되게 하는 것은 일련의 작용인들이다. [...] 나는 자연 속에서 목적론적 존재자들이 창발할 수 있다는 테제를 거부하지 않는다. 인간, 제도, 돌고래, 문어, 개 등은 모두 목적지향적 행동에 관여하는 듯 보인다. [...] 이런 존재자들은 목적을 위해 행동할 수 있는 인지 체계를 개발했다. 요점은 그것들이 목적지향적으로 되도록 형이상적으로 설계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세째, 자연주의는 문화를 자연의 일부로 다룬다. 나는 자연주의자이면서 세계는 두 영역, 즉 자연적 영역과 문화적 영역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이분화된 개념을 어떻게 옹호할 수 있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자연이 존재하는 전부라면, 문화는 자연의 일부이다. [...] 자연주의적 틀 안에서 문화는 우리 자신들 같은 호미니드들이 얽혀 있는 한 특수한 생태계로 이해된다. 문화는 날씨 유형, 산, 강, 바다뿐 아니라 기표, 시장, 제도, 집단, 건물, 서사, 담론 등도 포함하는 생태계이다. 이것은 술어의 남용이며, 자연을 언급할 때 우리는 물리학, 화학 등의 불변의 법칙들에 관해 말하고 있거나, 또는 [...] 아마존 우림이나 남극 대륙의 멀리 떨어진 지역들 같은 문명이 닿지 못한 것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명백히, 자연주의는 자연의 외부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두번째 주장을 승인할 수 없다. 첫번째 주장에 대해서, 물리학의 불변의 법칙들을 자연과 동의적인 것으로 다루곤 하는 것은 이상하다. [...] 진화론에 친숙한 사람들은 [산호초 같은 복잡한] 생태계가 우연적인 것이란 점, 즉 [...] 달리 될 수도 있었을 일련의 역사적 사건들의 결과라는 점에 동의할 것이다. 달리 말해서, 우리는 산호초가 자연적이며, 그것의 조직은 우연적이고 가변적이지 불변적이지 않다는 점을 인식한다. 이것을 인정한다면, 사회적 관계들에 관해서 비슷한 주장을 하고, 이 관계들을 자연적이고 우연적인 것으로 취급하지 않을 까닭이 어디에 있는가? 문화도 다른 어떤 것 만큼이나 자연적인 현상이다. 이것은 문화를 생물학, 신경학, 또는 물리학으로 환원시키는 것을 수반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문화의 특이한 점들과 자연적 현상으로서의 문화의 사실들을 설명하기 위해 자연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변화시키는 것을 수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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