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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스기하라: 오늘의 에세이-복잡계들의 취약성

 

- 아래 글은 이론생물학자 조지 스기하라(George Sugihara)가 <<시드(Seed)>>에 투고한 에세이 <조기 경보 신호에 관하여(On Early Warning Signs)>를 옮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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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경보 신호에 관하여

On Early Warning Signs

 

빠른 전환 기후변화, 간질 발작, 금융위기, 그리고 어업 붕괴의 특징이다. 심층적인 수학적 원리들이 이 사건들을 함께 묶는다.

 

2009년 시월 보스턴에서 개최된 비공개 모임의 회의실은 외교정책과 금융의 야심가들로 가득 찼다. 전세계 부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가치가 1조 달러가 넘는 기금, 국부펀드, 그리고 연금의 대표자들뿐 아니라, 특히  헨리 키신저, 폴 볼커, 앤디 홀데인, 그리고 조지프 스티글리츠도 참석했다. 그 회의는 다음과 같은 인상적인 질문으로 개회되었다. "지난 여러 해 동안 우리의 전통적인 금융/위험 모형들은 돌이킬 수 없게 파괴되었으며 다른 분야들(예를 들면, 생태학)의 모형들과 접근방식들이 복잡한 금융 체계들의 상호연결성과 취약성에 대한 더 나은 이해를 제공할지도 모른다는 점을 보지 않았습니까?"

 

과학은 창의적인 인간적 기획이다. 발견들은 우리의 창조물들―세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관한 우리의 모형들과 가정들―의 맥락에서 이루어진다. 그렇지만 대실패들은 깊게 뿌리 박힌 견해들에 대한 경종일 수 있으며, 그리고 매우 즉각적으로 습격하는 사건보다 더 빨리 겸손을 낳거나 주의를 끄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파국적이고 체계적인 변화 사례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거의 교차 연결이 이루어지지 않은 전문화된 맥락에서 수집되었다. 최근에 들어서야 우리는, 별개의 사건들을 공통의 틀―지질학적 기후변화, 간질 발작, 시장 붕괴와 어업 붕괴, 그리고 건강한 생태계에서 생물학적 사막으로의 빠른 전환을 포함하는 충분히 높은 층위에서 작동하는 틀―에 집어넣는 연결된 원인과 결과들의 그물망 속에서 유적 유형를 찾기 시작했다.

 

이 틀의 주요한 주제들은 이중적이다. 첫째, 그것들은 모두 상호연결되고 상호의존적인 부분들로 구성된 복잡계들이다. 둘째, 그것들은 빠르고 급격한 상태 변화를 겪을 수 있는 비선형, 비평형 체계들이다.

 

먼저 복잡한 상호연결을 생각하자. 일반적으로 경제학은 전체적인 체계 문제로서 여겨지지 않는다. 사실상, 투자은행들은 개별적인 기업 층위에서의 위험 관리에 집중하고, 덜 빈번하지만 어렵고 비용이 더 많이 드는 체계적인 문제 또는 금융망 문제를 무시하는 일종의 터널성 시야로 유명하다. 대차대조표들이 연동된 기업들의 생태계 같은 연결망을 감시하는 것은 위험 관리자의 작업 목록에 들어 있지 않다. 그렇지만, 당사자 의무 조항들과 서로 의존하는 것들의 명백히 이해할 수 없는 얽힘(애벗과 카스텔로의 "누가 먼저?"보다 더 반복적인 회계사의 악몽)에 대한 무시가 위험 프리미엄의 실제 가격 산정을 방해했으며, 그것이 현재의 위기를 전파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점에 대해서 동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자원이 한번에 한 어종씩 관리되는 어업 분야에서 유사한 상황이 존재한다. 그렇지만, 붕괴하는 수산 자원에 대한 경보는 생태계에 기반을 둔 대양 관리를 위한 현재의 압력을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이것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한 걸음이지만, 현재의 생태계 시늉내기 모형들은 여전히 현실적인 개체군 붕괴를 재현할 수 없다. 그리고 대부분의 기후 시늉내기 모형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지질학적 기록은 지구 온도가 매우 빠르게 변화할 수 있다고 가르키고 있지만, 모형들은 일관성 있게 그 가능성을 과소평가한다. 이것은 그 다음의 특성, 즉 체계들의 비선형적, 비평형적 본성과 관련되어 있다.

 

기계적 스프링, 트랜지스터 등으로 구성된 대부분의 공학적 장치들은 안정된 것으로 제작된다. 말하자면, 정지된 상태, 즉 평형 상태에서 변형되면 그것들은 되돌아간다. 많은 단순한 생태학적 모형들, 생리학적 모형들, 그리고 심지어 기후 모형들과 경제 모형들도 동일한 원리―전체적으로 안정된 평형―를 상정하여 구축된다. 관련된 한 가지 단순화는 세계를 한번에 하나씩 선형적으로 탐구될 수 있는 별개의 부분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그 다음에 이 조각들은 독립적으로 더해져서 전체를 형성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이런 선형적 관념에 기반을 둔 분석 방법들과 통계의 매우 큰 연장통을 개발했고, 그리고 그것은 단순한 공학적 장치들을 연구하는 데 매우 값진 것으로 판명되었다. 그런데 우리의 관심을 끄는 복잡계들 가운데 많은 것들이 선형적이지 않을 때에도 우리는 이런 도구들과 모형들을 계속 사용한다. 그것은 잃어버린 열쇠가 그늘 속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지라도 빛이 더 좋기 때문에 가로등 아래에서 찾는 경우와 같다. 선형 체계들은 멋진 정상 통계―예를 들면, 일정한 위험 행렬들―를 산출한다. 그것들은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는 과정을 상정하기 때문에 그것의 일부를 표본으로 시험하여 더 큰 가능성들의 우주가 어떤 모습인지에 관한 관념을 얻을 수 있다. 선형 체계들의 이런 특징은 우리의 일반적인 발견법적인 사유에 호소한다.

 

그렇지만 비선형 체계들은 그렇게 매끈하지 않다. 그것들은 오랜 시간 동안 정상 상태에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다음에 아무 것도 변화하지 않은 채 가변성으로의 도약―이른바 "이분산성(heteroscedasticity)"을 나타낸다. 예를 들면, 지난 십 년 동안의 많은 경제적 변수들(일일 시장 동향, GDP 변화 등)을 살펴보면, 가변성과 가능성들의 우주가 매우 온건하다고 추정될 것이다. 이것이 정상적인 위험 관리의 작업 방식이었다. 그 결과, 연속으로 매우 많은 날에 걸쳐 일어났던, 2008년에 목격한 거대한 움직임들 가운데 일부의 확률은 우주 나이에 한번 일어날 확률보다 더 적었어야 했다.

 

우리의 문제는 단순화하려는 과학적 욕망이 지배했다는 점인데, 그것은 아인슈타인이 오컴의 말을 바꾸어 말했을 때 경고했던 것이다. "모든 것은 가능한 단순하게 만들어야 하지만, 더 단순하게는 만들지 말아야 한다." 자연적 체계들과 경제적 체계들을 본질적으로 안정되고 부분들로 분해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좋은 초기 가설이지만, 현재의 관찰과 측정들이 그 가설을 뒷받침하지 않으며, 그래서 우리는 계속 놀란다. 19세기 미국의 해학가인 조쉬 빌링스가 그것을 가장 잘 서술했을 것이다. "우리를 난처하게 하는 것은 우리가 모르는 것이 아니다. 그저 우리를 난처하게 하지 않는 것이 우리가 아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나아가는가? 각 체계를 독특하게 모형화하지만 공통 특성들을 찾는 자료집약적인 기법들을 비롯하여 이것에 전술적으로 접근하는 많은 방식들이 있다.  그렇지만, 더 전략적인 접근방법은 이런 체계들을 그것들의 가장 유적인 층위에서 연구하는 것, 즉 각 체계를 구분하는 특정한 세부 사항들에 무관한 보편적 원리들을 식별하는 것이다. 이것이 복잡성 이론의 영역이다.

 

이런 원리들 속에 임계적 전이 현상들을 가리키는 보편적인 조기 경보 신호, 즉 빠른 변화가 일어나는 불안정한 티핑 포인트 근처에서 나타나는 진단적 신호가 있을 것이라는 관념이 있다. 조기 경보 신호를 지지하는 최근의 논변은 다음의 것들에 근거를 두고 있다. 1) 단순하면서 더 현실적인, 복잡한 비선형 모형들이 이런 행동들을 보인다는 점과 2) 다양한 체계들에서 이런 공통의 전조들에 대한 경험적 증거의 무게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십 년 동안 알려진 핵심적인 한 현상은 문턱에 가까이 갈 때 일어나는 이른바 "임계 더뎌지기(critical slowing)"라는 것이다. 즉, 외부적 교란에 대한 어떤 체계의 동역학적 반응은 티핑 포인트 근처에서 더 느려지게 된다. 수학적으로, 이 특성은 온도나 개체군 수 같은 것들의 증가와 감소에 있어서 관성―이 관성을 "자기상관(autocorrelation)"이라 부른다―의 증가를 초래하는데, 결국 이것은 더 큰 변동, 또는 유동성을 낳을 수 있다. 몇몇 사례들에서 그것은 "반짝 유행", 또는 한 안정한 상태에서 다른 한 안정한 상태로의 빠른 교대까지도 산출할 수 있다(맑고 산소가 풍부한 상태 대 조류가 무성하고 산소가 고갈된 상태 사이를 교대로 비화하는 호수를 상상하라). 또 하나의 관련된 조기 경보 행동은 "공간적 공명(spatial resonance)"의 증가이다. 연결망의 이웃하는 부분들에서 일어나는 펄스들이 동시화된다. 예를 들면, 간질 발작에서는 수 분에서 수 시간 앞서 근처의 뇌세포들이 동시에 발화되고, 세계의 금융 시장들이 동시에 움직인다. 임계 더뎌지기에서 비롯되는 자기상관은 34백만 년 전에 일어났던 온실-빙실 전이 같은 어떤 지질학적 기후변화 사건들에 대한 특히 훌륭한 지표인 것으로 증명되었다. 기후 체계의 더뎌지기의 관성 효과는 수백 만 년에 걸쳐 점차로 축적되고, 마침내 완전히 우거진 녹색 행성이 극지방들이 얼음으로 뒤덮힌 행성으로 빨리 전환되면서 갑자기 끝난다.

 

전지구적 금융 붕괴는 임계 더뎌지기와 공간적 공명이라는 현상을 예시한다. 붕괴를 앞두고, 위험 관리 전략뿐 아니라 수익 창출 전략 둘 다에 있어서 기관들 사이에 균질성의 뚜렷한 증가가 있었으며, 그래서 기금들 사이에 그리고 국가들에 걸쳐 상관성이 증가하였는데, 이것이 하나의 조기 경보이다. 사실상, 다변화를 통한 위험 관리과 관련하여, 다변화가 매우 과도해져 다변화가 상실되었다는 점은 역설적이다. 모든 것의 일부를 소유하는 모든 기관은 완전한 균질성을 만들어낸다. 포트폴리오의 다변화 정도를 증가시킴으로써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은 각 개별 기관에 대해 맞지만, 모든 기관이 그렇게 한다면 그것은 거대한 집단적 또는 체계적 규모의 위험을 만들어낸다. 수학적으로, 그런 균질성은 금융 체계에 있어서 연결성의 증가를 낳으며, 그리고 균질성이 증가함에 따라 이 연결 관계들의 수와 세기가 증가한다. 그러므로, 연결성 증가의 결과는 유적 복잡계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이다. 각 기관은 자체의 대차대조표보다 이웃 기관들의 대차대조표로부터 영향을 더 많이 받게 된다. 그렇다면, 파국적인 산불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빈번한 관목들의 화재가 일어나도록 내버려두는 것과 마찬가지로, 체계적 위험 감시의 역할은 그저 잠재적인 불균형에 대한 빠른 탐지와 분산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종류들의 불균형이 빨리 식별될 수 있다면, 기민한 정보 확산 외에는 어떤 규제도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빈번한 작은 붕괴들이 일어나는 것이 오히려 건강한, 혁신적인 금융 체계에 대한 신호일 수 있을 것이다.

 

은행 지불 연결망들의 구조와 생물학의 협동적, 또는 "상리 공생적" 연결망들 사이의 유사점들로부터 전술적 교훈들이 더 도출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구조들은 연결망 성장을 촉진하고 더 많은 종들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식물들과 그것들의 곤충 수분 매개체들을 의 경우를 생각하자. 각 집단은 상대편 집단에게 득이 되지만, 집단 내에서는 경쟁이 있다. 수분 매개체들이 난잡한 식물들(많은 상이한 곤충 종들로부터 득을 보는 일반 종들)과 상호작용한다면, 곤충들과 식물들 사이의 전체적인 경쟁은 감소하고 그 체계는 매우 크게 성장할 수 있다.

 

소형 특수 은행들이 대형 일반 은행들과 상호작용하는 금융 체계에서도 이런 종류의 관계들이 보인다. 흥미롭게도, 식물-동물 협동적 연결망에서 생물다양성을 촉진하는 것과 같은 위계적 구조가 대규모의 체계적 실패들에 대한 위험을 증가시킬 수도 있다. 상호주의는 더 큰 생물다양성을 촉진하지만, 또한 그것은 많은 우연한 종들이 멸종하게 되는, 특히 대형이라도 잘 연결된 일반종들―예를 들면, 어떤 대형 은행들―이 사라지게 되는 잠재력을 창출한다. 그것이 "대마불사" 정책을 지지하는 논변이 되는데, 이 경우에 회사의 페이스북 연결망의 크기가 대차대조표의 크기보다 더 중요하다.

 

확실히 대형 금융 기관에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것은 "도덕적 해이"라는 문제를 제기한다. 그렇지만, 주의해야 할 더 강력한 이유는, 보조금이 너무나 과도하게 집중된다면 이런 행위가 연결망의 어떤 다른 곳에서 또 하나의 체계적 붕괴를 일으킬 수 있으며 편익은 널리 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미국의 부실자산구제계획 기금을 분배하고 있는 자들과 관련된 점이다). 협동하는 두 행위자 사이의 과도하게 우호적인 관계는 다른 행위자들의 뜻밖의 붕괴와 궁극적인 복점을 낳을 수 있다.

 

또 하나의 좋은 사례는 온라인 경매 사이트 이베이(eBay)와 전자결제 체계 페이팔(PayPal)의 상호의존성이다. 2002년에 이베이가 페이팔을 인수했을 때 페이팔은 이베이 경매를 위한 지배적인 지불 방법이었고, 그래서 그 두 회사의 협동적 연결관계가 강화되었다. 이런 복점적 제휴관계가 이베이의 빌포인트(페이팔의 구매 후에 사라졌다), 시티뱅크의 시2잇(2003년에 폐쇄되었다), 그리고 야후의 페이디렉트(2004년에 폐쇄되었다) 같은 경쟁하는 지불 체계들의 소멸에 기여했다.

 

마지막으로 생각해야 할 것은, 우리가 파국적 변화를 예측하고 관리하고 싶은 만큼이나 불가피한 것들이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불안정은 자연의 사실이다. 그리고 지금은 믿기가 아무리 어려울지라도, 언젠가는 기후변화에서 기인하는 변위들이 경제에 관한 우려를 작아 보이게 할 것이다. 우리의 행위들이 우리 자신들을 기후 티핑 포인트를 향해 질주하게 만들고 있는 방식들을 점점 더 의식하게 됨에 따라, 우리의 최대 자산은 이런 변화들을 피하거나, 또는 최소한 그것들의 결과에 대해 준비하기에 충분할 만큼 신속하게 그것들을 예상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일 것이다.

 

번역: 김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