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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 브라이언트: 오늘의 인용-객체지향 존재론의 실재론

 

"객체지향 존재론(object-oriented ontology, OOO)의 실재론(realism)은 바위와 완보 동물 같은 물리적 객체들만이 실재적이라고 말하는 실재론이 아니라, 텍스트, 예술 작품, 법원 판결 등 같은 기호학적 존재자들의 실재성도 옹호하는 실재론이다. 몇 가지 측면에서, 이 점이 객체지향 존재론의 실재론을 꽤 기묘한 실재론으로 만드는데, 그것이 실재론을 둘러싼 더 전통적인 논의들의 사유/세계, 담론/사물 분리 특성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극적으로 단순화하면, 지난 40여 년 동안 벌어진 논쟁들이 물질 세계가 정말로 실재적인 것인지 아니면 담론 세계가 정말로 실재적인 것인지를 진술하는 배타적인 이접을 둘러싸고 조직되는 경향이 있었던 반면에, 객체지향 존재론은 이 두 세계 모두 실재계의 영역에 속한다고 주장한다. 이전에는 바위, 양자 입자, 맥동성 등과 같은 것들만이 정말로 존재하며 기표, 제도 등과 같은 것들은 "마음 속에만 존재한다"고 말하는 과학적 실재론과 세계 및 우리가 세계를 표상하는 방식에 관한 우리의 담론들이 정말로 실재적이며 바위, 항성, 동물 종과 같은 것들은 담론 작용의 결과라고 말하는 사회구성주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상황에 직면했던 반면에, 객체지향 존재론은 맥동성도 전적으로 실재적이고 담론으로 환원될 수 없으며, 그리고 우생학에서 발견되는 것과 같은 인종에 관한 담론도 전적으로 실재적이라고 말한다. 이런 담론은 그것이 인종에 관해 말하는 것과 관련된 자체의 표상 능력에 있어서 실재적인 것이 아니라(그것은 인종들이 존재한다는 테제에서 시작하는 인종에 관한 모든 종류의 그릇된 것들로 가득차 있다), 세계에 거주하며 인간 육체에 전적으로 실재적이고 매우 불쾌한 영향을 미치는 담론으로서 실재적이다. 객체지향 존재론의 경우에, 담론적 구성물들은 세계 속에서 물리적 존재자들에 못지 않는 행위자들이다.

 

객체지향 존재론이 거부하는 것은 "물리적 존재자들"이 담론들에 의해 구성된다고 주장해야 하거나(담론주의) 아니면 담론들은 비실재적인 상상의 산물일 뿐이라고 주장해야 한다[과학적 실재론]는 테제이다. 객체지향 존재론의 경우에는 둘 다 존재 또는 현존의 영역에 속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객체지향 존재론은 논쟁의 양 진영 모두로부터 매우 많은 비판을 받게 되는 경향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신화나 창조론의 담론 같은 것들이 세계 속에서 실제적인 영향을 미치는 실재적 존재자들이라고 주장한다면 과학적 실재론자들은 대경 실색하고, 그래서 우리가 과학의 기반을 약화시키며 그 주장을 창조론과 동일한 것으로 취급하는 것으로 여긴다(우리는 그렇지 않다). 우리가 토끼, 땅돼지, 블랙홀 등이 담론적 구성주의로 환원되지 않는, 세계 속에서 실재하는 물질적 존재들이라고 말한다면 사회구성주의자들은 대경 실색하고, 그래서 우리가 인종, 젠더, 민족 등과 같은 것들의 담론적 구성을 부정하여 위험한 본질주의를 끌어들이는 것으로 여긴다(우리는 그렇지 않다). 대신에 우리가 시도한 것은 담론적인 것이든 물질적인 것이든 간에 세계 속의 다양한 존재자들의 복잡한 겹침과 상호작용을 생각할 수 있게 하는 더 포괄적인 존재론을 채택하는 것이다."

 

―― 레비 브라이언트(Levi Bry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