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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체스카 페란도 : 포스트휴먼 개념어 사전 - 트랜스휴머니즘/포스트휴머니즘

트랜스휴머니즘/포스트휴머니즘

Transhumanism/posthumanusm

 

-- 프란체스카 페란도(Francesca Ferrando)

 

포스트휴머니즘과 트랜스휴머니즘은 종종 서로 혼동되는 두 가지 운동이다. 그 이유는 둘 다 인간에 대한 비판적 접근법을 공유하는 당대의 철학들이기 때문인데, 인간은 고정된 관념이기는커녕 역동적이고 진화하는 틀로서 지각된다. 둘 다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에 나타난 사회적 및 철학적 물결로서 생겨났지만, 이들 운동을 고무한 추동력은 각기 다른 사상의 전통에 뿌리박고 있기에 그것들은 병합되지 말아야 한다. 더욱이, 포스트휴머니즘과 트랜스휴머니즘의 내부에서는 별개의 경향들이 나타나는데, 이를테면 포스트휴머니즘의 경우에는 비판적 포스트휴머니즘과 문화적 포스트휴머니즘, 철학적 포스트휴머니즘이 나타나고, 트랜스휴머니즘의 경우에는 자유방임주의적 트랜스휴머니즘과 민주주의적 트랜스휴머니즘, 엑스트로피주의, 특이점주의가 나타난다. 여기서, 포스트휴머니즘과 트랜스휴머니즘이라는 용어들은 그것들의 내부 경향들을 무차별적으로 특징짓는 측면들을 가리킬 것인데, 이들 용어는 포스트휴먼이라는 더 포괄적인 틀 속에서 그 특정성들을 설명하는 그런 식으로 요약될 것이다.

 

어떤 확장된 의미에서, 포스트휴머니즘은 휴머니즘-이후 사상, 인간중심주의-이후 사상, 그리고 이원론-이후 사상의 일종으로 제시될 수 있다. 포스트모더니즘에서 태어난 포스트휴머니즘은 1960년대와 1970년대에 개시된 인간의 해체를 더한층 전개하면서, 역사적으로 모든 인간이 인간으로 인정받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강조하는데, 일부 인간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인간답다고 여겨졌으며 일부 인간은 인간 이하의 것으로 여겨졌다. 휴머니즘-이후 사상의 일종으로서 포스트휴머니즘은 인간 틀을 고찰함에 있어서 어떤 위계적 도식도 채택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젠더와 인종, 계급, 성적 취향, 능력, 나이라는 교차하는 중요한 렌즈들은 인간다운 것이 일자가 아니라 다자임을 성공적으로 예증하였고, 따라서 그것은 육화된 인간들의 경험에 의거하여 복수의 방식으로 설명되어야 한다. 포스트휴머니즘은 이 틀에 종중심주의에 대한 비판을 추가하기에 인간중심주의-이후 사상의 일종으로 여겨질 수 있는데, 존재의 대사슬(Great Chain of Being)--이것에 따라 지금까지 인간은 신의 창조를 표상하는 서양의 위계적 구조에서 특별한 지위를 부여받았다--이 물려준 인식론적 유산과 존재론적 유산을 부각하여 해체한다. 더 일반적으로, 포스트휴머니즘은 지금까지 인간에 관한 관념은 대체로 비인간 영역과는 별도로 규정되었다는 사실을 인식한다. 오히려, 포스트휴머니즘은 인간에 어떤 존재론적 우월성도 부여하지 않는데, 그리하여 인간을 비인간과 상호연결된 공생적 관계들 속에서 고찰한다. 이런 의미에서 포스트휴머니즘은 이원론-이후 사상의 일종인데, 요컨대 혼성적이고 관계적인 실존 조건을 강조한다.

 

휴머니즘-이후, 인간중심주의-이후, 그리고 이원론-이후 존재인식론들을 획득하려는 추동력은 트랜스휴머니즘을 특징짓지 않는다. 트랜스휴머니즘은 그 근거가 계몽주의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휴머니즘적 전통을 거부하지 않는다. 오히려, 트랜스휴머니즘은 특히 인간 능력 향상에 집중하는데, 이것이 '휴머니티 플러스'에 대한 약어로서의 그 기호 'H+'를 설명한다. 그런 목표에 접근하기 위한 주요한 열쇠들은 과학과 기술에서, 그것들의 기존 틀과 신흥 틀, 사변적 틀에서 판별된다. 트랜스휴먼의 진보적 일정에서 미래는 독특한 잠재력을 품고 있는데, 어쩌면 일부 인간은 포스트휴먼이 될 그런 급진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현실적 능력을 초월할 것이다. 이것이 포스트휴머니즘과 트랜스휴머니즘 사이의 이론적 혼동을 초래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사실상, 트랜스휴먼 문헌에서, '포스트휴먼'이라는 용어는 현행의 트랜스휴먼 시대 이후에 진화할 어떤 단계를 가리킨다. 반면에, 포스트휴머니즘에 따르면, 포스트휴먼은 휴머니즘-이후, 인간중심주의-이후, 그리고 이원론-이후 방식들로 인간다움에 접근하거나 인간다움을 수행함으로써 이미 일어나고 있는 하나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여겨질 수 있다.

 

-- 로지 브라이도티(Rosi Braidotti) · 마리아 흘라바요바(Maria Hlavoajova) 편집, 『포스트휴먼 개념어 사전(Posthuman Glossary)』, pp. 43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