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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벨라: 오늘의 인용-대학의 존재 이유

  

- 아래 글은 미국인 종교사회학자 로버트 벨라(Robert Bellah)가 "종교의 생물학적 기원과 문화적 기원, 그리고 그 둘 사이의 상호작용"을 추적한 대작인 <<인간 진화 속 종교: 구석기 시대에서 축의 시대까지(Religion in Human Evolution: From the Paleolithic to the Axial Age)>>(2011)에서 일부 인용한 것이다(pp.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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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에이브러햄 매슬로우(Abraham Maslow)가 내 면전에서 그런 존재 인지(Being cognition)에 관해 말했다. 그는 브랜다이스 대학교 심리학과 학과장을 맡고 있어서 예복을 제대로 갖춰 입고 졸업식에 참석해야 했다. 이전에 그는 그런 행사들에 참석하지 않았었는데, 그것들을 어리석은 의례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행렬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그는 갑자기 그것을 끝없는 행렬로 "생각했다"고 그가 말했다. 멀리, 멀리, 앞쪽에, 행렬의 바로 그 선두에 소크라테스가 있었다. 상당히 뒤에 그렇지만 매슬로우보다 훨씬 더 앞에 스피노자가 있었다. 그 다음에 그의 바로 앞에 프로이트가 있었는데, 그 자신의 스승들과 그 자신이 뒤를 따르고 있었다. 그의 뒤에는 그의 제자들과 그의 제자들의 제자들, 아직 태어나지 않은 매 세대가 끝없이 늘어서 있었다. 매슬로우는 자신이 경험했던 것이 환각이 아니라 오히려 특수한 종류의 통찰, 존재 인지의 일례였다고 단언했다. 또한 그것은 학문적 행렬을 신성한 학문 공동체로서의 진정한 대학을 나타내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하나의 상징으로 이해하는 것이었다고 나는 말할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그는 무엇이든 어떤 현실의 대학의 "진짜" 기반을 파악하고 있었다. 우리가 그런 신성한 토대를 더 이상 알아챌 수 없다면 현실의 대학은 붕괴할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진짜 대학은 소비사회를 위한 지식 도매 매장도 아니고 계급투쟁의 도구도 아니기 때문인데, 현실의 대학은 그 두 가지 측면을 조금씩 지니고 있지만 말이다. 그러나 대학이 노동 세계에 대한 실용적 고려들을 초월하고 그런 고려들과 긴장 관계에 있는 근본적인 상징적 준거점을 지니고 있지 않다면, 그것은 자체의 존재 이유를 상실해버린 것이다.

 

번역: 김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