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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퀴긴: 오피니언-원자력 르네상스의 종말

 

- 아래의 글은 <<좀비 경제학(Zombie Economics)>>의 저자이자 호주 퀸즐랜드 대학의 경제학자인 존 퀴긴(John Quiggin) 교수가 2012년 1월 3일에 미합중국의 보수 저널 <<내셔널 인터레스트(The National Interest)>>에 기고한 글 <원자력 르네상스의 종말(The End of the Nuclear Renaissance)>를 옮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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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르네상스의 종말

 

정치적 견지에서, 기후변화와 에너지에 관한 쟁점들은 2011년 대부분 동안 눈에 띄지 않았다. 십이 월에 더반 회의에서 약간의 진전이 있었다. 게다가, 탄소 배출권 거래제 법안에 대한 생각을 단념한 후에 오바마 행정부는 새로운 연료 경제 기준과 구식의 화력 발전소에 대한 제한 규정을 포함하는 어떤 유의미한 규제 조치를 취했다.

 

그런데 참으로 유의미한 상황 전개들은, 비록 그것들이 심대한 정치적 함의를 품고 있을 것일지라도, 정치에 의해 추동되지 않았다. 2011년에 원자력 발전은 세계의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진지한 선택지가 더 이상 아니게 되었으며, 태양광 발전이 마침내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는 선택지가 되었다.

 

"태양광 발전 대 원자력 발전" 논쟁은 수십 년 동안 대체로 상징적이었다. 1960년대와 1970년대의 빠른 성장 후에 새로운 원자력 발전소의 건설은 중단되었다. 이것은 부분적으로 스리마일 아일랜드와 체르노빌에서의 사고로 초래된 안전 공포의 결과였다. 경제적 요인들이 훨씬 더 중요했다. 너무 저렴하여 계량기로 잴 수 없기는 커녕 원자력 발전은 주로 예측할 수 없는 자본 비용과 일반적으로 높은 이자율 때문에 그것의 주요 경쟁자인 화력 발전보다 훨씬 더 비싼 것으로 판명되었다.

 

그 결과, 루이지애나 주의 리버밴드 발전소가 건설되기 시작한 1977년 이래로 미국에서는 원자력 발전소의 신규 건설이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대부분의 다른 선진국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군비 투자와 국가적 자립에 관한 우려의 어떤 결합 때문에 실질적인 보조금을 받게 되었을 때만 원자력 발전소의 신규 건설이 이루어졌다.

 

한편, 태양광 발전의 경우는 엄청나지만 영원히 실현되지 않는 약속의 나라로서 브라질에 관해 이야기되었던 바를 떠올리게 했는데, 즉 태양광 발전은 항상 멀어지는 미래의 에너지원일 수 밖에 없는 듯 보였다. 수십 년 동안 이루어진 연구실로부터의 유망한 언론 발표에도 불구하고, 이십일 세기 초에 태양전지의 평균 설치 비용은 와트 당 5달러 이상이었고, 그래서 킬로와트시 당 50센트 이상의 비용이 들었다. 전 세계적으로 설치된 태양광 발전 기지는 합쳐서 1.4기가와트에 불과했는데, 이것은 거의 중형의 화력 또는 원자력 발전소 하나에 해당되었다.

 

그러나 이런 크지 않는 숫자도 실제 상황보다 과장되었는데, 그것이 태양전지의 용량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알맞은 지역에서도, 태양광 발전 시설은 하루에 완전 가동했을 때 여섯 시간에 해당하는 발전량만 생산하는데, 이것은 재래식 발전 시설의 가동률 75%에 비교하여 가동률이 대략 25% 정도라는 점을 의미한다.(반면에, 태양광 발전 시간이 전력수요 피크시간과 거의 일치하여 그 전력을 더 가치있게 만든다.)

 

기후변화에 관한 우려의 출현과 특히 1999년에 교토 의정서의 채택으로 상황이 바뀌었다. 미합중국 같은 비서명 국가들에서도 화력 발전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 분명해졌다.

 

이십 세기 말에 점증하는 전력수요는 전적으로 석탄 화력 발전(미합중국 단독으로 200기가와트 이상 증가했다)과 가스 화력 발전으로 충당되었다.

 

 일반적으로 경제학자들은, 적절한 반응은 이산화탄소 배출에 비용을 물리고 시장이 대체에너지원, 에너지 효율의 개선, 그리고 에너지 사용의 절감의 적절한 혼합을 결정하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정부들은 일반적으로 기술적 해결책를 찾는 것을 선호한다.

 

이런 탐색은 두 가지 주요한 형식을 띠었다. 첫째, 주로 풍력과 태양광 발전을 의미했던 재생에너지 생산을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가 있었다. 풍력 발전은 역사적으로 가장 값이 저렴했지만, 그것의 간헐적인 특성과 특정한 위치 의존성 때문에 포괄적인 해결책을 제공할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태양광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고안된 조치들이 두드러지게 강조되었는데, 그것들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한 가구나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생산한 전기에 대해, 일반적으로 현재의 시장가격을 훌쩍 넘어서는 요금을 지불받는 발전차액지원제도였다.

 

나머지 하나의 대규모 계획은 원자력 산업을 재개하려는 시도였는데, 그것은 약간 거창하게 "원자력 르네상스"로 언급되었다. 그 착상은 몇 가지의 표준화된 설계들에 대한 조정된 규제 절차를 촉진하는 것이었다. 이런 설계들이 구식 시설들을 괴롭혔던 안전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건설 시간과 비용을 절감시킬 것이라고 희망적으로 기대되었다. 미합중국에서, 대규모 계획들은 2002년에 발표된 원자력 발전 2010 계획과 융자 185억 달러의 융자 보증을 승인한 2005년의 에너지정책법이다. 이런 계획들은 모두 오바마 행정부에 의해 수행되고 연장되었는데, 오바마 행정부는 2010년 1월에 연방의 융자 보증 한도을 세 배로 올릴 것이라고 제안했다.

 

여러 해 동안, 이 두 가지 접근방식은 모두 큰 결실을 거두지 못했다. 태양광 발전 시설의 설치는 증가했지만, 가격은 여전히 고질적으로 높았다. 이것은 부분적으로 그 산업이 반도체 산업을 위해 제조된 웨이퍼들을 잘라내고 남은 자투리로부터 확보된 염가의 폴리실리콘 공급 속도보다 더 빠르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2009년이 되어서도 모듈의 평균 가격은 와트 당 4.50달러를 넘었다. 그 뒤에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으며, 2011년 초에는 20% 이상 하락했었다.

 

예상하지 못한 빠른 가격 하락 덕분에 일찌기 발전차액지원제도로 구현된 보조금이 이제는 터무니 없게 인심 좋은 것이 되었다. 가구와 기업들은 보조금을 수령하기 위해 달려들었고, 이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들은 보조금 규모를 줄이느라고 허둥되었다. 발전 시설 설치의 빠른 성장세와 함께 그 과정은 벼락 경기를 초래했는데, 그 와중에 (2011년에 파산한) 업체인 솔린드라가 가장 유명하지만 결코 유일하지는 않는 참사였다.

 

한편, 초기의 돌발적인 열광 후에 신규 원전 건설 계획들은 경제적 현실에 부딪쳤다. 원자력 발전 2010 계획 아래 설정되어 있던 기한이 만료되었을 때, 스물 여섯 건의 제안서가 원자력규제위원회에 접수된 상태었다. 그러나 2011년 초에, 이것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폐기되었으며, 겨우 두 곳에서, 합쳐서 네 기의 원자로만 기공되었다.

 

원자력 르네상스는 이미 위태로운 상태였지만, 후쿠시마의 재앙이 최후의 일격이었다. 원자력 옹호자들이 주장했듯이, 후쿠시마의 발전소들은 낡았고 3월의 지진해일만큼 큰 재앙은 대비하기 힘들었다는 것은 사실이다. 틀림없이 현재의 위기를 초래한 냉각 시설과 격납 시설의 파괴는 극복될 수 있고 원자로 설계는 안전성을 높이도록 수정될 수 있다.

 

그러나 안전은 값싸게 확보되지 않으며, 재설계는 지연을 의미한다. 보조금과 융자 보증이 더욱 더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전혀 없다면, 미합중국에서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한 계획들 대부분이 폐기될 것이다. 그리고, 다양화와 건설 속도만을 고려하면, 일본의 파괴된 원자로들은 가스 화력 발전소로 대체될 것인데, 일부는 재생에너지로 대체될 것이다. 한편, 원자력 발전을 재고하고 있었던 유럽인들은 단호하게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중국도 원전 건설 목표의 규모를 축소했고 목표 기한을 연장했는데, 사실상 계획된 건설 속도를 절반으로 줄였다. 그다지 크지 않는 그런 계획은 다음 20년 동안 원자력 발전 비용의 실질적인 절감을 이루는 데 필요한 규모의 경제와 작동 경험를 산출하지 못할 것이다.

 

한편, 태양광 발전 비용은 이미 원자력 발전 비용 아래로 많이 떨어졌고 더욱 더 떨어질 것이다. 솔라버즈 그룹에 의해 조사된 태양전지의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 한 해 동안 와트 당 3.50달러에서 2.43달러로 떨어졌으며, 와트 당 2.00달러 아래로의 가격 하락도 불가피한 듯 보인다. 대규모의 시설 설치를 위해서는 현재 와트 당 1.00달러 이하의 가격이 일반적이다. 몇몇 지역에서는 태양광 발전이 비용에 있어서 석탄 또는 가스 화력 발전에 비견되는 동등한 상태에 이르렀다. 더 일반적으로, 석탄 화력 발전 가격을 킬로와트시 당 5센트 올리게 될 톤 당 50달러의 탄소 가격을 고려하면, 태양광 발전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가격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태양광 발전 가격이 감소한 덕분에 태양광 발전 시설의 설치가 빠르게 증가했는데, 2011년에 전체적으로 대략 23기가와트에 이르렀다. 2012년에는 기업들이 수익성을 회복하려고 노력함에 따라 얼마간 합병이 있을 듯 하지만, 강한 성장세가 나머지 2010년대 동안 지속할 듯 보인다. 한 평가에 따르면, 2011년에 이미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 규모가 탄소에 기반을 둔 전력 생산에 대한 투자 규모를 넘어섰다.

 

태양광 발전 비용의 놀랄만한 감소는 기후 정책을 둘러싼 논쟁에 대해 결정적인 의미를 지닌다. 경제의 탈탄소화, 그리고 그것과 관련된 경제 파괴의 비용은 이전의 평가들과 심지어 낡은 비용 예측치를 사용하는 최근의 여러 평가에 의해 제시된 비용보다 훨씬 더 낮을 것이라는 점은 이제 분명하다. 이런 맥락에서, 미합중국 공화당원 대부분이 기후변화의 과학은 급진적인 경제적 및 사회적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고안된 포장이라는 음모 이론을 계속 고수하고 있다는 점은 이전보다 훨씬 더 터무니 없다. 2012년이 이 쟁점에 관해 마침내 온전한 정신이 지배하는 해가 될 것이다.

 

번역: 김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