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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 앤더슨: 오늘의 인용-미국/한국의 종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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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이자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 도드라진 미국만의 특성은 바로 종교성이다. 거의 미국만큼이나 종교적인 선진국으로는 두 곳이 더 있는데 그 하나는 종교국가 이스라엘이고 나머지 하나가 한국이다. 한때 가장 가난한 나라였던 한국은 단 두세 세대 만에 가장 부유한 나라에 속할 정도로 급성장했으므로 마법과 미신의 잔재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이 크게 놀랄 일은 아니다. 이 나라가 존재하는 것도, 또 그처럼 많은 한국인들이 독특한 미국식 개신교 신자인 것도 모두 미국 덕분이다. L.A.에 처음으로 오순절교회를 세울 당시 그 자리에 있었던 한 선교사는 서울에도 초창기 교회를 세웠고, 1950년대 당시 미 육군 군목으로 있던 사람은 오순절교회 선교사들을 한국으로 불러들여 더 많은 교회를 만들게 했기 때문이다.[전적으로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주한미군 덕분인 것이 하나 더 있으니(미용성형수술에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한국인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렇다는 얘기다). 한국전쟁 직후 미국 해병대의 성형외과 책임의가 병사들의 부상만 치료한 게 아니라 안검 미용성형수술을 도입했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이 수술은 아시아인의 눈꺼풀을 더 서구적으로 보이게 만들어준다. 그는 나중에 이렇게 썼다. "한국은 정말이지 성형외과 의사에게는 천국이라고 할 수 있는 나라였다."] 오늘날 한국인의 10분의 1 가량은 오순절 혹은 카리스마파의 신도인데, 다른 선진국이나 동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이들의 비율은 엄청나게 높다. 물론 격차는 매우 크지만 한 국가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만 본다면 한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인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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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트 앤더슨(Kurt Andersen), <<판타지랜드(Fantasyland)>>(정혜윤 옮김, 2018), pp.4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