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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예이츠: 오늘의 인용-대학이라는 기업

 

- 아래 글은 어느 미국인 경제학자 마이클 예이츠(Michael Yates)의 "미 대륙 탐방기" <<싸구려 모텔에서 미국을 만나다(Cheap Motels and a Hot Plate)>>(추선영 옮김, 이후, 2008)의 40-41쪽에 실린 글을 옮겨 놓은 것이다.

 

- 이 책의 원제 "싸구려 모텔들과 전열기"는, 미합중국 대륙을 여행하는 동안 저자와 그의 부인이 "싸구려 모텔에서 묵었고, 불구덩이 두 개 달린 휴대용 전열기를 이용해 음식을 해 먹"은 경험을 반영한다. 저자는 자신이 이 책에서 다루는 세 가지 주요한 주제는 미국 사회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불평등, 노동문제, 그리고 환경 파괴라고 제시한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이 책은 "돈을 벌되 생각하지 않는 것이 정상적일 뿐 아니라 나아가 칭송 받는" '불량국가' 미합중국의 실상에 대한 현장 탐방 보고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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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학생들의 반지성주의를 주로 학생 개인의 탓으로 돌렸지만, 학생들 사이에 이런 태도가 만연하게 된 데는 이런 태도를 용인하는 사회의 탓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대략 레이건 정부 시절부터 대학은 이윤을 지향하는 일종의 회사로 변모되었다. 마케팅 전문가를 채용하고, 학교 직원의 직함을 기업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은 직함으로 바꾸고, 특허권을 구매하고, 기업의 앞잡이가 되는 것이 공익을 위한 연구인 것처럼 포장하고, "배움"과 멀어지고, 가장 많은 수익을 내는 사람에게 비정상적으로 높은 봉급을 지급하고, 백만 달러짜리 운동 지도자를 영입하고, 교육을 상품화하고, 학생을 소비자로 모시고,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위한 기금을 축소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일을 전반적으로 경시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기업적인 가치가 대학을 잠식할수록 학급 규모가 커졌고, 더 많은 시간강사들이 고용되었다. 임금은 더 낮고 일은 더 고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교사들은 안이한 태도로 가르치기 시작했고 교육 수준은 낮아졌다. 그래서 유능하지 않더라도 교사가 될 수 있었고, 그런 교사들은 어려운 일을 싫어하는 수많은 학생들의 구미에도 꼭 들어맞았다. 학생들은 쉽게 가르치는 교사들의 수업이나 경영학, 신문방송학 같은 쉬운 전공으로 몰려들었고 학교의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었다.

 

내가 가르친 학생들도 이 모든 상황이 빚어 낸 산물에 불과했다. 그렇더라도 나는 이 상황에 질려 버렸다. 나도 그 일부라는 사실이 당혹스러웠다. 기업형 학교에 저항하는 학생들이 있었지만 소수에 그쳤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였고 아무 의문을 갖지 않았다. 돈을 벌되 생각하지 않는 것이 정상적일 뿐 아니라 나아가 칭송 받는 세계에서 성장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