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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프랭크: 오늘의 에세이-시간은 실재적인가?

 

시간은 실재적인가?

Is Time Real?

 

―― 애덤 프랭크(Adam Frank)

 

물리학자들은 모두 낭만주의자이다. 비웃지 마라. 그것은 진실이다. 젊은 시절에 우리는 모두 사랑에 깊이 빠진다. 우리는 아름다운 관념과 사랑에 빠진다. 항상 변화하는 이 세계를 넘어서 완벽하고 영원한 또 하나의 세계가 존재한다.

 

이 영원한 영역은 물질이나 에너지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 그것은 완벽하고 영원한 수학적 법칙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 정교한 영원한 법칙들―또는 만물에 대한 단일한 영원한 법칙이면 더 바랄 게 없다―을 발견하는 것이 물리학자들이 자신들의 삶을 바치는 성배이다.

 

그 성배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런 일이 신간 <<다시 태어난 시간(Time Reborn)>>의 저자인 물리학자 리 스몰린(Lee Smolin)에게 일어났다. 그가 서술하듯이,

 

나는 이론물리학자로서의 내 직업이 그런 공식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믿곤 했다. 이제 나는 그것의 존재에 대한 나의 신념을 과학이 아니라 신비주의로 간주한다.

 

스몰린에게 영원한 세계는 존재하지 않으며 영원한 법칙들도 존재하지 않는다. 시간은 실재적이고 아무것도 그것을 벗어날 수 없다고 그는 말한다.

 

물론 시간은 우리에게 실재적인 듯 보인다. 우리는 시간 속에서 그리고 시간을 관통하면서 산다. 그런데 물리학자들에게 시간의 근본적 실재는 환영이다.

 

뉴턴 이래로 줄곧 물리학자들은 세계의 거동을 서술하는 항상 더 정확한 법칙들을 진전시켰다. 이 법칙들은 변화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의 외부에 존재한다.

 

그것은 이 법칙들이 시간보다 더 실재적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그런데 "그것은 미친 생각이야"라고 말하기 전에 물리학의 모든 근대적 기적―제트 비행기에서 GPS까지―이 이 법칙들을 사용하여 이루어진다는 점을 기억하자. 이런 영원한 법칙들을 식별하고자 하는 충동은 우리 모두에게 매우 매우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스몰린에 따르면, 우주론, 즉 우주 전체에 대한 궁극적 연구의 경우에는 영원한 법칙들에 대한 신앙 때문에 물리학자들이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되었다. 영원한 법칙들에 관한 관념은 제트 비행기와 GPS 위성들과 같은 우주의 부분들에 적용될 때는 잘 작동하지만, "우주 전체에 적용될 때는 산산히 부서진다"고 스몰린은 주장한다.

 

예를 들면, 얼마 전에 우주론자들은 수많은 상이한 종류들의 조건을 갖춘 수많은 우주들이 빅뱅으로부터 출현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알게 되었다. 그것들 대부분은 생명이 결코 형성될 수 없었던 불모의 장소였을 것이다. 물리학자들은 이것을 "미세조정(fine-tuning)"―이 우주가 인간의 현존을 허용하도록 빅뱅의 조건이 정확히 맞게 만드는 것―문제라고 부른다. 미세조정은 설명을 필요로 한다. 그런 설명이 없다면, 인간의 출현은 대단히 비개연적인 사건인 듯 보이고, 물리학자들은 대단히 비개연적인 사건들을 싫어한다.

 

더 심층적인 물리학 법칙들이 발견되면 미세조정 문제는 사라질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다. 이 새로운 법칙들은 우리에게 결국 다른 우주가 아니라 이 우주가 주어진 까닭을 설명할 것이다. 불행하게도 일은 그런 식으로 풀리지 않았다.

 

우리의 한 가지 최선의 희망―끈 이론―은 결국 우리가 관찰하는 하나의 우주가 아니라 거의 무한한 수의 가능한 우주들을 예측한다. 이 우주들이 실재적이라고 간주하기로 작정하는 우주론자들이 있는데, 그들은 그것들을 다중우주의 "발견"으로 받아들인다. 그런데 스몰린은 그 이론을 믿지 않고 있다. 그에게 다중우주는 허구이고, 영속하는 영원한 법칙들의 존재를 과도하게 신봉한 결과이다.

 

그 대신에 스몰린은 우리가 관찰하는 우주의 역사를 이해하려면 그 역사―그리고 시간 자체―를 진지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아무것도 벗어날 수 없도록 시간을 실재적으로 만듦으로써 스몰린은 그의 가장 위대한 이단으로 불리게 될지도 모르는 것에 이르게 된다. 물리학의 법칙들은 생태계 속의 종들과 꼭 마찬가지로 진화한다고 그는 말한다.

 

여타의 모든 것들과 마찬가지로 법칙들도 시간 속에서 살아가야 하며, 그리고 그것은 법칙들도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본질적으로 영원한 플라톤적 이상들의 영역은 존재하지 않으며, 그리고 결코 존재한 적도 없다고 스몰린은 주장한다.

 

그런데 스몰린은 절대적 법칙의 거부와 법칙의 진화 가능성이 새로운 발상은 아니라는 점을 조심스럽게 보여준다. 그는 그 점을 분명히 진술했던 미국 철학자 찰스 퍼스의 말을 인용한다.

 

지성에 의해 파악될 수 있으며, 그럼에도 자체의 특수한 형식들에 대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 설명할 수 없고 부조리한 상태로 있는 보편적인 자연 법칙들을 상정하는 것은 거의 정당화될 수 없는 입장이다 ... 법칙은 특히 이유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물리 법칙들의 진화를 넘어서, 스몰린은 시간이 근본적인 것으로 간주된다면 얼마나 많이 변화할 수 있는지 어느 정도 자세히 보여준다. 양자역학의 기묘함에서 삼차원 공간의 불가사의까지, 스몰린은 시간이 실재의 토대로서 올바른 지위로 복귀한다면 현대 기초물리학의 많은 어려운 문제들이 해ㅔ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실상 스몰린은 반란자이고 이 책은 반란자의 외침이다.

 

영원한 법칙들의 거부를 과학의 목적으로부터의 후퇴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것을 진리에 대한 우리의 탐색을 내려누르는 과도한 형이상학적 짐을 내버리는 것으로 간주한다.

 

가장 잘 쓰여진 이 책의 전반부에서 스몰린은 영원한 법칙을 선호하는 편견이 왜 옆으로 치워질 수 있는 짐인지를 뒷받침하는 설득력 있는 논변을 제시한다. 그렇지만 문제는 특정한 대안들의 견지에서 계속 진행할 것을 많이 제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장 나쁘게 쓰여진 이 책의 난해한 결말 부분들에서는 추측과 입증된 과학적 추론을 구별하기 어렵게 된다.

 

그럼에도, 바닥에서부터 구축된, 물리학에 대한 상쾌한 대안적 견해를 찾고 있다면, 스몰린의 <<다시 태어난 시간>>은 여러분을 산정에 데려다 줄 것이다. 여러분을 다시 산 밑에 데려다 주지는 못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