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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 브라이언트: 오늘의 인용-세계의 취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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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관심이 있는 것은 실제로 객체들 또는 기계들이 아니라, 그것들이 다른 객체들 또는 기계들과 관계들을 맺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나고, 객체들이 어떻게 되고 어떻게 발달하는지이다. 나를 매혹시키는 것은 이런 관계적 생성이다[...]. 그러므로 내게 기계라는 개념은 출발점일 뿐이다. 맥락에서 벗어난, 격리된 객체들은 차라리 흥미롭지 않다. 흥미로운 것은 그것들이 다른 존재자들과 관계들을 맺을 때 일어나는 일이다. 예를 들면, 여러 해 동안 텍사스에 살면서 이제 내가 훨씬 더 쉽게 감기에 걸린다는 점을 알아챘다. 왜 이런가? 시카고[...]에서 텍사스로의 맥락 또는 관계들의 전환이 있었다. [...] 이런 관계들의 전환이 내 몸의 실재적인 물질적 변화와 물리적 변화를 만들어내었다. 텍사스의 온난한 환경의 결과로서 내 혈액이 문자 그대로 묽어졌고, 온도가 떨어지는 현상에 더 취약해졌다.

 

내 몸은 환경 변화의 결과로서 변화되었다. [...] 그래서 나는 상이한 "국소적 표현들"의 체계를 발달시켰다. 이것이 나를 매혹시키는 그런 종류의 것이다. 어떤 기계가 그것이 다른 기계들과 맺게 되는 관계들의 결과로서 어떻게 변화하는가? 이런 변화들은 두 종류가 있을 수 있다. 생성과 국소적 표현. 국소적 표현은 다른 기계들과 맺게 되는 관계들의 결과로서 나타나는 어떤 존재자의 성질의 사건이다. 여러분이 소름이 돋아날 때, 여러분의 피부는 냉기, 두려움, 또는 흥분의 결과로서 국소적 표현을 겪고 있다. 내가 보기에 국소적 표현은 진정한 생성이 아닌데, 기계 또는 존재자의 능력들 또는 역량들은 여전히 대체로 이전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생성은 기계 또는 존재자가 능력들을 얻거나 잃을 때 일어난다. 내가 텍사스로 이주했을 때, 내 몸의 국소적 표현들의 근거가 되는 내 몸의 능력들이 변화했기 때문에 나도 생성을 겪었다.

[...]

내가 기계들의 분리가능성에 그토록 집착하고 있다면, 이것은 기계들이 어떻게 자체의 환경 또는 다른 기계들과 관계를 맺는지에 관해 생각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환경이 기계들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생각하고 싶다는 바로 그 이유 떄문이다. 내가 보기에, 환경이 끊임없이 변하고 있기 때문에 기계들은 자체의 생성과 국소적 표현들에 있어서 끊임없이 변화를 겪고 있다. 이것은 우리가 관계들이 그것들의 항들에 외재적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할 때에만 생각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것은 관계들이 끊임없이 단절되고 새로운 관계들이 형성된다는 전제에서 출발할 때에만 생각할 수 있다. [...]

 

내가 관계들의 분리가능성과 가변성에서 출발하기를 바라는 윤리적 및 정치적 이유들이 있다. [...] 나는 사물들이 항상 이미 관련되어 있다는 전제가 아니라, 사물들 사이의 관계들은 취약하고 일시적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정치적인 층위에서, 내가 이 전제에서 출발하는 까닭은 그것이 해방적 희망을 계발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관계들이 취약하다면, 억압적이고 전제적인 사회적 관계들의 독재를 깨뜨릴 희망이 있다. 이런 관계들은 최종적으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단절될 수 있고 새로운 관계들이 형성될 수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모든 것이 항상 이미 관련되어 있다는 테제에서 출발한다면, 나는 그 어떤 사회적 맥락도 도대체 변화될 수 있거나 또는 전복될 수 있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 기계들이 다른 일련의 흐름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것은 그것들이 어떤 일련의 흐름들과 맺은 관계들과 단절할 수 있을 때 뿐이다.

 

윤리적 층위에서, 내가 관계들의 취약성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하는 까닭은 그것이 생태학적 의식과 감성을 계발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나는 생태이론가들이 생태계들에서 살아 있는 기계들이 서로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에 대한 의식을 계발하는 데 많은 시간을 소비해온 이유를 이해한다. 나는 그것들이 이런 식으로 관련되어 있다는 점을 결코 부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생태학적 사유의 가장 중요한 통찰은 사물들이 상호 의존과 되먹임 관계들로 서로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 아니라, 이런 관계들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생태학자들이 끊임없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은 특수한 동물의 멸종 같은 이런 관계적 장들의 변화가 이런 연결망들 속의 여타 사물들의 생성과 국소적 표현들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런 변화들이 가능한 까닭은 기계들이 본질적으로 관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들의 관계들은 단절될 수 있다. 이것을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이런 구조를 구성하는 기계들을 다루는 방식에 더 큰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구조는 부서질 수 있고 부서지고 있다. 추상적으로 생각할 때 개구리의 멸종이 사소한 일인 듯 보일 것이지만, 그것은 다른 모든 것에 반향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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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비 브라이언트(Levi Bryant)